ISS에 발묶인 스타라이너에서
기괴한 소음? 그 정체는...

 NASA "스피커 피드백 때문... 의문 풀리고 소음 멈췄다"

국제우주정거장 하모니모듈에 도킹해 있는 스타라이너 우주선. / NASA Johnson·Flickr

 

"핑... 핑... 핑..." 아무것도 없는 검은 공간에 떠있는 우주정거장에 정박한 우주선에서 음산한 소음이 들려왔다.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정박 중인 보잉의 스타라이너(Starliner) 우주선에서 낯설고 이상한 소음이 포착된 것은 8월 31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소음은 캄캄한 우주공간에서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낼만했다. 해당 녹음 파일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뒤 기록적인 입소문을 탔다. 넉달째 ISS에서 발이 묶인 우주선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냐는 의구심까지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스페이스닷컴 등 우주매체에 따르면, NASA는 9월 2일 "현재 보잉의 스타라이너 우주선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음'은 스피커의 피드백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NASA의 뉴스 책임자 셰릴 워너는 "보잉의 스타라이너 우주선 스피커에서 들리는 맥동 소리가 멈췄다"고 덧붙였다.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가 캡슐 스피커의 낯선 소음을 존슨우주센터의 임무 통제센터(mission control)에 보고한 지 이틀 만이다.

 

"스타라이너에 대해 질문이 있다. 스피커에서 이상한 소음이 들린다. 무엇이 원인인지 모르겠다." 부치 윌모어의 무전 보고에 지상에서는 "그것은 일종의 맥동 소리(pulsing noise), 거의 '소나 핑' 같은 소리다. 녹음 파일을 팀에 넘겨 분석 후 알려주겠다"고 응답했다. 소나는 주로 물속에서 물체 탐지 때 쓰는 기술로, 음파를 발사하고 그 반사파를 분석하여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측정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핑' 소리로 알려져 있다.

 

NASA는 "스피커의 피드백은 ISS와 스타라이너 간의 오디오 구성의 결과였다. ISS의 오디오 시스템은 복잡하다. 여러 우주선과 모듈을 상호 연결할 수 있으며, 소음과 피드백이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윌모어가 보고한 스피커 피드백은 승무원, 스타라이너, 또는 정거장 운영에 기술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소음은 처음에 '아르스테크니카'에서 보도됐고, 미시간에 기반을 둔 기상학자 롭 데일에 의해 녹음되고 공유됐다. 세번의 우주비행 경험이 있는 크리스 해드필드도 소셜미디어 X에 클립의 일부를 게시, 180만 회 이상 조회됐다. 해드필드는 "내가 우주선 안에서 듣고 싶지 않은 소음이 몇 가지 있는데, 보잉 스타라이너가 지금 내는 이 소리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에 대해 느낌표를 댓글로 남겼다.

 

이번 소동은 우주에서의 기술적 문제와 그 해결 과정을 잘 보여준다. 스타라이너의 소음 문제는 단순한 스피커 피드백으로 밝혀졌지만, 이는 우주 임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예기치 못한 상황을 상기시켜주기에 충분하다. NASA와 보잉 모두 일단 놀란 가슴부터 쓸어내리게 됐다.

 

보잉사의 유인 미션 우주선 스타라이너는 6월 5일 첫 유인 임무를 위해 발사돼 NASA의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를 ISS로 데려갔다. 이들의 임무는 원래 약 10일간으로 예정됐으나, 추력기 문제 등 때문에 수차례 연장됐다. 최근 NASA는 스타라이너를 9월 6일 도킹 해제 후 빈 손으로 귀환시키고, 두 우주비행사는 내년 2월에 스페이스X 드래곤 캡슐에 태워 지구로 데려올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