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로켓의 자존심 ‘베가’
‘센티넬-2C’ 위성 쏘고 퇴역

ESA “2세대 베가-C 로켓, 올 11월께 비행 재개”

9월 4일 기아나 쿠루의 유럽우주기지에서 베가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센티넬-2C 위성. / Arianespace

 

유럽우주국(ESA)의 1세대 베가(Vega) 로켓이 마지막 발사를 완료하고 2세대 베가-C(Vega-C) 로켓 시대로의 전환을 알렸다. 베가 로켓은 처음 세 단계에서는 고체 연료 모터를, 마지막 단계에서는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 탑재할 수 있는 중량은 300kg에서 2500kg까지다. 베가는 2012년에 첫 발사를 시작으로 총 22번의 임무를 마치고 퇴역한 것이다.

 

ESA와 스페이스뉴스닷컴 등에 따르면, ESA는 현지시간 9월 4일 베가 로켓의 최종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VV24’로 명명된 이번 임무는 '센티넬(Sentinel)-2C' 지구 관측 위성을 태양 동기 궤도(위성이 지구를 도는 동안 태양과의 상대적인 위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궤도)로 운반하는 것. 새 위성을 탑재한 베가는 이날 오후 10시 50분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 있는 유럽우주기지에서 발사됐고, 이륙 후 약 57분 20초 만에 위성이 로켓에서 분리됐다.

 

베가 로켓의 운용사 아리안스페이스(Arianespace)의 CEO 스테판 이스라엘은 "우주선이 8월 16일에 연료 주입을 시작하고 8월 27일에 상단 단계와 결합되었다"며 "유럽연합의 대표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Copernicus)’와 함께 베가의 해를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번 임무는 우주에 대한 아리안스페이스의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사는 ESA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의 일환이다. 센티넬-2C는 13개의 가시광선, 단파 적외선 대역에서 10m 해상도의 영상을 제공하는 카메라를 탑재했다. 또 약 2300kg의 탑재체를 700km의 극궤도에 배치할 수 있다. 새로운 탑재체 캐리어를 사용해 큐브위성부터 대형 탑재체까지 모두 발사 가능하다.

 

베가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베가-C는 이미 2022년 6월 13일 첫 비행을 경험했다. 다만 두번째 비행 중 상단에서 엔진 노즐의 이상까지 겪었다. ESA는 7월과 내달 두 차례 테스트를 거친 뒤 11월에 베가-C의 비행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베가보다 더 강력한 성능과 더 큰 페이로드 용량을 제공하는 베가-C는 무엇보다 유럽의 독립적인 우주 접근을 계속해서 보장한다는 의미가 크다.

 

유럽위원회의 지구관측 부서장인 마우로 파키니는 "2015년 발사한 센티넬-2A와 2년 뒤 쏘아 올린 센티넬-2B 두 위성을 운용 중이지만, 실제로는 많이 노후화됐다. 수명이 다하기 전에 새로운 위성(센티넬-2C와 센티넬-2D)을 발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네번째 위성인 센티넬-2D는 2028년에 발사 예정이다.

 

현재 센티넬-2A와 센티넬-2B는 같은 궤도에서 180도 떨어져 운행 중이다. 고도 786km에서 13개 스펙트럼 밴드를 사용해 지구의 해안과 내륙 수로를 5일마다 촬영한다. 임무에는 농업, 숲의 건강, 메탄 모니터링 등이 포함된다. 센티넬-2C의 예상 수명은 약 7.25년이다.

 

이번 센티넬-2C 위성 발사와 베가 로켓의 성공적인 임무 완료는 ESA의 우주 탐사와 지구 관측 기술의 발전을 담보한다. 앞으로도 ESA는 지속적인 혁신과 헌신을 통해 우주 탐사와 지구 환경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베가-C 로켓의 발사 서비스 운용 주체가 아리안스페이스에서 아비오(Avio)로 바뀐다. 현재 아비오는 베가-C 로켓의 상업화를 인수했으며, 아리안스페이스는 VV29 발사까지만 맡는다. 이번 운용 주체 변경은 발사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유럽의 독립적인 우주 접근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유럽 우주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