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위성의 화려한 최후!
세계 첫 '목표 지점 재진입' 후 불 타

ESA "24년 운용 '살사'위성... 궤도 조정해 대기권 진입 때 우주쓰레기 없이 소멸"

특정 시간과 장소로 재진입하면서 불타 소멸하는 ESA의 ‘살사’ 위성. / ESA

 

위성의 마지막 인사는 안전하고 화려했다. 마지막 불꽃을 일으키며 산화했다. 유럽우주국(ESA)의 '클러스터(Cluster)' 임무를 구성하는 4개의 위성 중 첫번째 위성이 지구로 귀환하면서 무탈하게 최후를 맞은 것이다. 

 

ESA와 피스오알지 등 우주매체들은 24년 동안 지구의 자기장을 연구해 온 '살사(Salsa)' 위성이 현지시간 9월 8일 '목표 지향적'으로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대부분 태평양 상공에서 불타 없어졌다고 밝혔다.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재진입이 이뤄졌지만, 제어까지는 되지 않았다. 또한 이번 사례는 수명이 다한 위성을 우주 쓰레기로 방치하지 않으려는 ESA의 첫번째 시도였다.

 

살사는 2000년에 발사된 이후 자기권(magnetosphere)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기여했다. 자기권은 태양풍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강력한 자기 방패다. 자기권이 없었다면 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돼 버린다.

 

살사의 궤도는 1월에 조정되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을 목표로 했다. 지상팀은 550kg에 달하는 살사가 칠레 해안의 남태평양의 외딴 무인 지역에서 불타 없어지도록 이미 기동을 수행했다. 또한 살사의 재진입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항공관측 실험이 뒤따랐다. 이를 통해 살사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어떻게 분해되는지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ESA가 X에 공개한 '살사' 위성의 특이한 타원형 궤도와 대기권 재진입 설명도. / ESA

 

이러한 독특한 재진입을 가능하게 한 것은 살사의 타원형 궤도 덕분이다. 살사가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는 이틀 반이 걸린다. 이때 위성은 13만km까지 멀어졌다가 수백km까지 가까워진다. 위성이 해수면에서 약 100km 상공에서 대기권에 진입하기 시작하면, 대기 입자와의 강한 마찰과 열 때문에 분해되기 시작했다.

 

클러스터 우주 임무는 24년간 태양이 지구의 자기장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데이터를 보내왔으며, 이를 통해 잠재적으로 위험한 우주 날씨를 더 잘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게 했다. 당초 2년 예정이었던 클러스터 임무는 20년 이상 이어지며 3200편 이상의 과학 논문을 발표하는 데 기여했다.

 

클러스터 임무의 나머지 3개의 위성, 룸바(Rumba), 삼바(Samba), 탱고(Tango)도 2025년과 2026년에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