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오리진 '뉴 글렌' 삐긋
첫 발사 내달→내년봄으로 연기

최근 발사장으로 이동한 뉴 글렌 로켓의 2단계. / Blue Origin

 

우주탐사는 엄청난 비용과 지칠줄 모르는 도전정신, 위험과 맞서는 모험심, 그리고 최고수준의 기술력에 더해 기상조건 등 우주의 도움까지 필요한 일. 최근 보잉사의 스타라이너 유인비행 실험이 미완성으로 막을 내린 것처럼, 블루 오리진의 대형로켓 발사도 암초를 만났다. 

 

10월 13일 대형 로켓 '뉴 글렌(New Glenn)' 첫 발사를 앞뒀던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 난관에 부닥쳤다. 빡빡한 일정 탓에 야심작인 로켓 발사가 수개월동안 미뤄졌다. 스페이스X와 경쟁하려는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도전에 일단 제동이 걸린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블루 오리진, 아르스테크니카 등 우주매체는 현지시간 9월 7일 뉴 글렌의 첫 발사 일정이 내년 봄으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10월 중순으로 잡힌 발사 시도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발사 중단과 연기는 두 개의 소형 ESCAPADE(탈출, 플라즈마 가속, 역학 탐사) 우주선에 극저온 추진제를 적재해야 하는 마감일이 촉박하기 때문. ESCAPADE는 화성 궤도에서 화성 자기권과 태양풍의 상호작용을 측정할 소형위성이다. 

 

게다가 뉴 글렌 로켓의 미흡한 발사 준비 상태도 한몫했다. 로켓 발사 테스트, 해상 착륙장 준비 등이 순조로웠지만, 결국 빡빡한 발사창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뉴 글렌의 1단계 준비는 거의 완료됐고, 7개의 BE-4 엔진이 테스트 후 발사대에 도착했다. 2단계도 성공적으로 이동을 마친 상태다. 블루 오리진은 뉴 글렌의 데뷔 발사에서 '블루 링(Blue Ring)' 전달 차량의 프로토타입을 발사, 차량의 전자 장비, 항공 전자 공학 및 기타 시스템을 테스트할 계획이었다. 블루 링은 데이터 중계 및 주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대 3000kg의 탑재물을 호스팅할 수 있는 궤도 예인 우주선이다.

 

NASA로선 뉴 글렌의 데뷔 발사를 상당한 할인 가격에 확보했지만 부담도 뒤따랐다. 임무 관리자인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우주과학연구소는 뉴 글렌으로 발사하는 데 일정상 위험이 있음을 인정했다. NASA 본부의 발사서비스 사무실 책임자 브래들리 스미스도 "ESCAPADE 임무는 NASA에게 중요하며, 발사 전 작업에서 발사창을 단단히 비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충분한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 오리진은 올해 대형 로켓의 데뷔전에 대비하기 위해 다소 긴급하게 작업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8월 말까지 로켓 상단을 연소 점화하는 주요 목표를 놓치면서 NASA는 ESCAPADE 임무의 연료 보급을 연기했다. 이제 내달 화성 발사창이 닫히면 NASA는 빨라야 내년 봄까지 우주선에 연료를 주입하지 못한다.

 

블루 오리진에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1년 가까이 지난 데이브 림은 "우리는 여기서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없다"며 기업 내 긴박한 사정을 나타냈다. 그는 또 "올해 NG-1 비행을 위한 모든 사람의 노력은 매우 중요하며, 이 일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모든 사람의 끊임없는 헌신에 깊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ESCAPADE 임무는 이제 봄 발사까지 대기해야 한다. 화성 발사창은 18개월에서 24개월마다 한 번씩 열리지만 내년 봄에 발사될 화물은 복잡한 궤적을 통해 화성에 도달할 수 있다. 상황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는 NASA와 블루 오리진은 2026년 11월 다음 화성 창이 열릴 때까지 다시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