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어둡다
지구의 햇빛보다 1000억배 어둡다!

NASA 뉴 호라이즌스 관측 기반으로 우주전체 밝기 추정

심우주를 배경으로 한 NASA의 ‘뉴 호라이즌스’ 탐사선 상상도. / NASA, Johns Hopkins APL

 

‘우주는 어둡다.’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로 가득한 우주에 대한 첫인상이다. 빅뱅 이후 팽창을 지속하는 우주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캄캄한 밤하늘을 바라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상상에 무게가 실린다.

 

우주는 검게 보이지만, 실제로 얼마나 어두울까? 스페이스닷컴 등 우주 매체는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뉴 호라이즌스 탐사선이 지금까지 가장 정확한 추정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심우주가 얼마나 어두운지, 아니면 밝은지에 대한 추정이다. 우주의 전체 밝기는 지구에서 보는 햇빛보다 1000억 배 어둡다는 게 요점. 이 연구는 8월 28일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실렸다.

 

우주 광학 배경(COB)이라고 불리는 희미한 빛은 우주의 창조에서 남은 빛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CMB) 복사의 가시적 등가물로 생각할 수 있다. 즉 CMB는 우주의 유아기 때 남은 복사로 보면 된다. 현재 CMB는 온도가 약 -270도에 해당하는 아주 차가운 복사로 우주 전역에 퍼져 있다. COB는 빅뱅 이후 형성된 은하와 별에서 방출된 빛(우주의 성장 후 생긴 복사)으로, 우주의 초기 상태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확한 COB 측정은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138억 년 역사 동안 은하와 별이 어떻게, 어디에서 형성되었는지를 연구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잔여 빛은 너무 미세해서 고급 망원경조차도 지구 주변의 잔해와 수많은 행성간 먼지에 의해 산란된 햇빛을 포함한 관련 없는 광원과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뉴 호라이즌스는 지구에서 87억km 떨어져 있어 가장 어두운 하늘을 목격하고 희미한 배경 빛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 수집할 수 있었다.

 

연구 공동저자인 토드 라우어(국립과학재단의 NOIRLab 천문학자)와 그의 동료들은 탐사선의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하는 동안, 은하수가 위치한 헤일로에서 생성된 빛을 차감하여 우주 광학 배경의 정확한 추정치를 얻었다. 즉 달 크기의 약 130배에 해당하는 하늘의 넓은 영역에서 1제곱미터당 11나노와트 정도의 매우 희미한 빛이 우주에서 관측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추정치가 빅뱅 이후 형성된 은하의 수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라우어는 "은하 외부를 보면, 우리는 그곳에서 어둠만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뉴 호라이즌스 탐사선은 현재 확장된 임무 모드에서 미지의 카이퍼 벨트와 태양계 외곽을 탐사, 연구하고 있다. NASA가 임무의 과학팀 해체를 검토하면서 지난달 미래가 불투명해졌으나, NASA 관계자들은 최소한 2028년까지 임무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탐사선의 연료가 최소한 2040년까지 비행하기에 충분한 덕분이다.

 

이번 연구는 우주가 단순히 검게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지구에서 받는 햇빛과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어둡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밤하늘에서 관찰할 수 있는 별이나 은하의 빛이 전부가 아니라, 그 외의 공간은 아주 희미한 빛만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런 희미한 빛을 측정함으로써 우주 배경 빛의 본질에 대해 더 다가서게 해 준다. 게다가 앞으로의 우주 탐사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역할을 더욱 명확히 밝혀내어, 차세대 우주 탐사선의 설계와 운용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