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 때 심장 노화 발생"
과학자들, 미니장기로 해법 모색

존스홉킨스대 김덕호 교수팀, ISS-지상 비교연구서 밝혀

ISS에서 한 우주인이 심공심장 칩 실험을 하고 있다. / PNAS, 연합뉴스 

 

"우주체류로 생기는 신체의 변화는 노화로 인한 변화와 비슷하다." 화성탐사 등 장기간의 우주체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주탐사에 나선 우주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한편, 지상에서의 노화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이 가시화되고 있다. 

 

우주에 30일만 머물러도 심장 조직에 노화와 비슷한 부정적 현상이 발생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의생명공학과 김덕호 교수팀은 24일 과학 저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인공심장 칩(Heart-on-a-chip) 플랫폼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30일간 놔두고 영향을 분석하는 실험에서 심근세포 수축력 저하 등 노화와 비슷한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s)에서 유래한 심근세포를 3차원(3D) 틀에서 배양해 만든 인공심장 칩 플랫폼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 30일간 놔두고 변화를 관찰한 다음 지구로 돌아온 뒤 9일간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화성 탐사와 같은 장기 우주비행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까지 파악하기에는 시간문제가 있어 아직 불분명하다며 지금까지 연구는 동물 모델과 2차원(2D) 배양 인간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 국한돼 있었다고 연구 배경도 잊지 않았다. 

 

그 결과,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다 돌아온 인공심장 칩의 심장조직은 지구에 있던 심장조직에 비해 수축력이 현저히 감소하고 부정맥이 증가했으며,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지표들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진 심장조직 수축력은 지구로 돌아온 뒤 9일간의 회복 기간에도 지속됐다.

 

연구팀은 “우주 비행 샘플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절반 이상에서 구조적 이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은 여러 질병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장기간 우주에 체류해야 하는 심우주 탐사나 달 기지 건설 전에 정확한 원인과 대처법을 찾아야 한다.

 

연구를 이끈 김덕호 교수는 국내언론 인터뷰에서 “우주선에 핵연료를 활용하더라도 화성을 가는데 2년이 넘게 걸린다”며 “이론적으로 화성을 탐사하고 오면 뼈와 근육이 50% 이상 소진되고 생물학적으로 15년 이상 늙는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심장에서 그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그는 “우주인들의 노화와 질병을 해결할 수 있도록 미니 장기로 관련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연구를 통해 우주비행이 더 대중화되기 전에 의학적 해법을 찾아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