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오리진도 거대로켓 쏜다
‘뉴 글렌’ 2단계 가동 첫 성공

98m 우주선 11월 궤도발사... 제프 베조스의 '상업우주여행 시대' 임박

블루 오리진이 9월 23일 뉴 글렌 로켓의 2단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 Blue Origin

 

이번엔 제프 베조스다. 미국의 거부들이 속속 우주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블루 오리진이 처음으로 자체 로켓을 발사하는 모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상업우주여행 시대'를 열겠다는 꿈이 한 발짝 현실로 다가왔다.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 지상에서 2단계 로켓의  첫 연소시험(핫파이어 테스트)에 성공했다. 창업 24년 만에 자사 우주개발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블루 오리진은 그동안 준궤도 로켓 '뉴 셰퍼드'를 통해 제프 베조스를 포함한 31명을 태우고 6번 유인 준궤도 비행을 했다. 그리고 이제 본격 우주로켓인 '뉴 글렌(New Glenn)'의 시험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블루 오리진과 미국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거대한 '뉴 글렌(New Glenn)' 로켓의 2단계가 현지시간 9월 23일 플로리다의 발사장에서 핫파이어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발사단지 36(LC36)으로 옮겨 20일간의 준비 끝에 이룬 성과다. 블루 오리진은 시험 성공에 힘입어 뉴 글렌 로켓의 11월 궤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10월 발사 시도를 중단함으로써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화성 탐사 소형 탑재체 '에스커페이드(ESCAPADE)'의 발사까지 연기됐다.

 

블루 오리진은 9월 23일 시험 때 2개의 BE-3U 엔진이 15초 동안 작동하며 6000°F(약 3315°C)에 달하는 초고온의 불꽃을 생성했다. 베조스의 우주기업이 궤도 비행을 목표로 하는 로켓 단계를 통합하고 실제 작동 환경에서 점화하는 데 성공한 첫 사례다. 특히 이번 시험은 뉴 글렌 로켓의 핵심 기술인 BE-3U 엔진의 성능을 실증하고, 로켓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까지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블루 오리진은 소셜미디어 X에 단계별 진행과정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해 소식을 알렸다. / X

 

뉴 글렌 로켓의 높이는 98m로 NASA의 ‘새턴 5호 달 로켓’(높이 약 110m)에 버금가는 거대한 규모다. 1단계는 7개의 BE-4 엔진으로 구동되며, 엔진들은 이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벌컨 로켓에서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뉴 글렌 로켓의 발사 일정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선 날씨가 큰 변수. 현재 플로리다 지역에서 예상되는 허리케인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로켓 공학의 특성상, 단계 결합 과정에서 돌발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기술적인 문제가 관건이다. 문제 해결에 소요되는 시간이 발사 일정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 로켓 2단계 점화 성공은 회사의 우주 개발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하지만 11월 발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1단계 조립 완료와 발사대 이동, 첫 시도인 1단과 2단의 결합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블루 오리진이 뉴 글렌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상업 우주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