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컨9 로켓 석달새 3번째 '이상'
스페이스X, 7일 HERA미션 어쩌지?

FAA "엔진 오류 조사하라"... 세번째 발사 중단 조치

9월 28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하는 ‘크루-9’ 임무를 위해 발사되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 spaceX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미국 연방항공청(FAA) 사이의 갈등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크루-9' 임무를 수행한 팰컨9 로켓이 예상밖 문제를 겪었기 때문. 크루-9의 주요 임무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새로운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것이지만 NASA 소속 부치 윌모어(61)와 수니 윌리엄스(58)를 데려오려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이스X는 현지시간 9월 28일 크루-9 임무 발사 후 팰컨9 로켓의 운항을 다시 중단했다고 스페이스닷컴 등이 일제히 전했다. 크루 드래건의 성공적인 발사와 팰컨9 1단계 부스터의 착륙에도 불구하고, 팰컨9 2단부의 '탈궤도 연소(deorbit burn)' 중 문제가 발생했다. 탈궤도 연소는 재진입 잔해가 해양의 특정 구역에 착수하도록 단일 멀린(Merlin) 진공 엔진을 정밀하게 점화하는 것. 그러나 2단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FAA가 지정한 안전 구역 밖의 태평양 지역에 떨어졌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이 29일 NASA와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의 두 우주비행사를 ISS에 안착시킨 뒤 로켓 본체의 엔진이 제대로 점화되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소셜미디어 X 게시물을 통해 "근본 원인을 더 잘 파악한 후 발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로써 팰컨9은 최근 3개월 동안 세번째로 발사와 운항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FAA는 9월 30일 스페이스X에 대해 "크루-9 임무 후 팰컨9 로켓의 2단부가 왜 오작동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 요구는 팰컨9의 발사를 일시 중단하라는 신호다. 천문학자 조너선 맥도웰은 2단부 오작동의 원인을 탈궤도 연소 중 약간의 연소 부족 탓으로 추정했다.

 

팰컨9 로켓의 '이상(anomaly)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스타링크 위성 발사 과정에서 로켓 2단부에 문제가 생겨 20개의 위성이 파괴됐다. 당시 임무 실패는 7년여 만에 처음. 8월에는 스타링크(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발사 후 로켓 1단 추진체가 문제를 일으켜 수직 착륙 후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도 있었다.

 

다만 발사 금지는 오래가지 않았다. FAA의 7월 발사 금지 후에는 15일만에, 8월 발사 금지 후에는 3일만에 발사가 재개됐다. 여기에는 FAA의 승인으로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팰컨9 발사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예정된 임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럽우주국(ESA)의 소행성 연구를 위한 'HEAR 미션(10월 7일)'과 NASA의 목성의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임무(10월 10일)'에 불똥이 튀게 됐다. 두 임무의 발사창은 모두 이달 말까지로 빡빡하다. 어젯밤 예정된 유텔샛 원웹(Eutelsat OneWeb)을 위한 20개의 인터넷 위성 발사도 연기됐다. 유텔샛 원웹은 저궤도에서 광대역 위성 인터넷 서비스 제공하는 기업이다.

 

일론 머스크는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타십 시험 비행에 대해 FAA 승인이 계속 늦어진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다. 또한 지난해 팰컨9 발사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했다며 FAA가 부과한 2건의 63만3000달러 벌금에도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