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왜곡 초신성 ‘호프’ 발견
우주 팽창속도 측정에 새 국면!

제임스웹 망원경 데이터 바탕... 연구팀, 삼중 이미지 포착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가 포착한 은하단 G165의 초신성 ‘호프’ 이미지(오른쪽). / NASA, ESA, CSA, STScI

중력 렌즈 현상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 NASA, ESA & L. Calçada

 

"시간 왜곡 초신성을 만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우주 규칙을 다시 쓰다." 독특한 초신성(supernova)의 발견을 알리는 외신의 제목이 우주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허블 상수(Hubble constant,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준 특이한 초신성 'H0pe(호프)'가 발견됐다고 스페이스닷컴 등이 보도했다. 새로운 초신성의 등장을 포착한 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 논문도 발표되고 있다.

 

H0pe(호프)는 허블 상수를 가리키는 ‘H0’와 'hope(희망)'의 조어. H0pe에는 이 초신성을 관측함으로써 허블 상수를 측정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겨 있다. 허블 상수는 은하가 지구에서 멀어지는 속도가 그 은하까지의 거리와 비례한다는 허블-르메트르 법칙에 기반한다.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값은 약 70km/s/Mpc. 즉, 1메가파섹(Mpc) 떨어진 은하는 초속 70km의 속도로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값을 통해 우주의 나이와 크기를 추정할 수 있다.

 

JWST는 중력 렌즈 효과를 통해 '호프'를 찾아냈다. 우주가 탄생한 후 약 35억 년 뒤 폭발한 호프는 허블 상수로 측정된 우주의 팽창 속도에 관한 논쟁인 '허블 긴장(Hubble tension)'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허블 긴장은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두 가지 주요 방법, 즉 초신성 관측과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CMB) 측정이 서로 일치하지 않아 발생한다. JWST를 통해 얻은 호프 데이터는 이러한 허블 긴장을 풀어줄 단서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브렌다 프라이 박사(미국 애리조나 대학)는 "초신성 호프는 우주의 팽창 속도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빛을 비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프는 2015년 허블이 관측한 은하단 G165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빛의 점이다. JWST는 G165 주변의 공간에서 발생한 '중력 렌즈 효과(gravitational lensing effect)'에 의해 굴절된(왜곡된) 빛을 포착됐다. 중력 렌즈 효과는 빛이 중간에 있는 거대한 천체의 중력에 의해 휘어져 여러 이미지로 보이는 현상으로,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됐다.

 

초신성 호프의 빛은 세 개의 다른 경로를 따라 이동했고, 경로마다 길이와 굴절도가 달랐다. 천문학자들은 마치 삼면 거울에서 한 사람의 여러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말한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도달한 삼중 초신성 이미지는 허블 상수의 새로운 값을 계산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을 제공한다.

 

프라이 박사 팀은 지구 기반의 망원경 장비와 JWST를 통해 초신성 호프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호프는 G165 은하단의 배경 은하에 위치한 'Ia형 초신성(type Ia supernova)'로 밝혀졌다. 호프는 현재까지 관측된 가장 먼 Ia형 초신성 중 하나. Ia형 초신성은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표준 촛불'로 불리며, 우주의 팽창 속도를 계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라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허블 상수의 값이 지역 우주의 다른 관측값과 일치함을 보여준다. 이는 우주 초기와는 다른 결과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향후 JWST의 추가 관측을 통해 우주의 팽창에 대한 더욱 정교한 분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