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거주할 미래의 집
'버섯 벽돌'로 집을 '키운다'?

NASA, 균사 구조물 모델 2028년 우주로 보낼 계획

균사체 건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균사체, 정원 쓰레기, 나무 조각을 사용해 생산된 벽돌. / NASA

 

달에 '균사체(버섯) 벽돌'로 집을 짓는다? 공상 과학 소설 속 이야기처럼 들리는 미래의 달 집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2028년까지 달에 보낼 버섯 벽돌용 균사 구조물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 이 같은 혁신적인 프로젝트는 달의 극한 환경에서도 지속 가능한 거주지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NASA는 달과 화성에서 균사체 벽돌(mycelium bricks)을 사용해 집을 '키우는' 개념을 연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NASA '에임스(Ames)연구센터'의 린 로스차일드 팀이 '지구 밖 진균 구조(Mycotecture Off Planet)'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팀은 최근 NASA의 NIAC(나사혁신고급개념) 프로그램을 통해 200만 달러(약 27억원)를 지원받았다.

 

마이코텍처(Mycotecture, myco-architecture)는 균사체(버섯의 뿌리 구조)를 이용해 건축 자재를 만드는 혁신적인 건축 기술이다. 균사체를 정원 쓰레기, 나무 조각과 같은 재료와 결합하여 벽돌이나 구조물을 제작한다. 이러한 재료는 가볍고 강하며, 자연적으로 분해될 수 있어 환경 친화적이다.

 

NASA가 균류(fungi)에 주목하는 주된 이유는 무거운 건축 자재를 우주로 운반하는 데 드는 높은 비용 때문이다. 균류 포자는 훨씬 더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로젝트의 협력자 크리스 모러는 "포자를 보내고 달에서 발견되는 자원, 즉  물과 달 토양(레골리스)과 결합하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버섯 포자를 이용한 벽돌로 달에 집을 짓는 개념을 형상화한 이미지. / Lynn Rothschild, NASA

 

버섯은 비용 효율성 외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NASA의 연구에 따르면 균류 구조물은 우주 거주자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고 극한 온도에 대한 단열까지 제공한다. 게다가 빠르게 성장하는 버섯은 전체 건물을 한두 달 만에 완성시킬 수 있다.

 

달에서 버섯 집을 지으려면 먼저 기본적인 가정용 필수품이 포함된 특수 패키지를 달 표면에 배달한다. 그런 다음 패키지를 팽창시켜 초기 구조를 만든다. 이어 균류 포자, 물, 조류의 혼합물이 외부 껍질을 성장시키며, 결국 단단한 거주 가능한 구조로 굳어지게 된다.

 

지구와 달리 우주에서 구조물을 성장시키는 것은 예상치 못한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 균류 구조물이 충분히 강할지, 적절한 단열을 제공할지, 우주 환경에서 잘 자랄지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다. 그래서 로스차일드 팀은 균류 서식지의 재료 특성을 개선하고, 저궤도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NASA도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재료를 개발 중이다. 물 여과 및 폐수에서 미네랄 추출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NASA의 야심 찬 계획이 성공한다면, 미래의 달과 화성 식민지는 말 그대로 집을 '성장'시킬 수 있으며, 버섯이 외계 건축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장기적인 우주 생활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에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