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밀턴, 우주탐사도 강타
우주선 발사 줄줄이 연기

ISS의 크루-8 귀환 늦추고, '유로파 클리퍼' 발사도 미뤄

NASA 우주비행사 매튜 도미닉이 ISS에 도킹되어 있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 '엔데버'에서 허리케인 '밀턴'의 거대한 폭풍구름을 10월 8일 포착해 공개했다. / NASA, Matthew Dominick)

 

미국 플로리다 지역을 허리케인 밀턴(Milton)이 강타하고 있다. 100여년만에 그 지역에 최대의 피해를 주는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 9일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에 상륙해 10일 중부를 가로질러 동북동쪽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된 밀턴의 최대 풍속은 시속 270km에 이른다. 가장 강력한 5등급이었다가 4등급으로 낮춰지는가 했더니, 다시 위력을 키우며 5등급으로 격상됐다. 미국 남부가 초비상 상태다. 

 

플로리다를 위협하는 허리케인 밀턴은 또한 미국의 우주탐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스페이스X,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 ISS에서 지구로 귀환해야 할 크루-8 미션의 출발이 연기됐고, 목성 위성 탐사선의 발사도 연기됐다. 플로리다로 돌아오거나, 플로리다에서 발사돼야 하는 우주 미션들이다. 

 

▶스페이스X 크루-8 귀환은 미뤄지고....

먼저, 스페이스X 크루-8 미션의 출발 연기부터 보면,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4명의 우주비행사가 계획보다 며칠 더 지구 궤도에 머물게 됐다. NASA와 스페이스X는 원래 월요일 오전(10월 7일) ISS에서 크루-8 임무를 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통상 플로리다 해상에 착수함으로써 지구 귀환을 마치게 된다. 

 

크루-8은 허리케인 밀턴이 5등급에서 4등급으로 약간 약화되자 플로리다 해안으로 귀환하는 것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다시 5등급으로 강화되고, 점점 영향이 강해지면서, 도킹 해제 날짜는 여러 차례 미뤄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돌아오는 일요일, 10월 13일로 연기됐다. 

NASA측은 7일의 업데이트에서 "NASA와 스페이스X는 기상 조건과 플로리다 반도 전역의 허리케인 밀턴의 잠재적 영향으로 인해 ISS에서 크루-8 도킹 해제의 적정한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션 관리자는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다음 기상 브리핑은 11일 금요일 오전 11시로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목성 위성 탐사 '유로파 클리퍼'는 발사 연기!

NASA는 목성 위성 유로파의 환경을 정밀 분석하기 위한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를 미국 동부시간 10일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허리케인 밀턴 때문에 계획을 연기했다. 

 

NASA는 현지시간 8일 유로파 클리퍼를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의 발사를 미룬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예정했던 발사 예정 시기에 허리케인 밀턴이 이 지역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로파 클리퍼의 발사 가능 시간은 11월 6일까지로 일정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임무 수행에 큰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허리케인이 발사대 시설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안전성 평가를 진행한 뒤에 정확한 발사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가장 큰 천체다. 두께가 10㎞를 넘는 거대한 얼음층이 존재하며, 그 아래에는 염분이 있는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로파 클리퍼는 2030년 4월 목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목표는 유로파 26㎞ 상공까지 접근해 고해상도 사진을 찍고 화학 성분을 분석하는 것. 유로파에 생명체의 존개 가능성을 좀더 확실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