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풍 막는 수성의 자기장,
'베피콜롬보' 근접비행해 비밀 포착

ESA·JAXA, 2023년 6월 플라이바이로 자기권 구조·새로운 입자 발견

수성 자기권을 통과하는 베피콜롬보 탐사선의 궤적. / ESA

베피콜롬보 탐사선에 탑재된 MPO, MMO, MTM 모듈. / ESA

 

유럽우주국(E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공동 탐사 임무인 베피콜롬보(BepiColombo) 탐사선. 지난해 6월 20일 수성에 세번째 플라이바이(flyby, 근접비행)한 베피콜롬보는 그때 수성의 자기권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이 베피콜롬보의 플라이바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성 자기권(magnetosphere) 내 여러 물리적 특징들을 발견했다고 NASA스페이스플라이트가 현지시간 6일 공개했다.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행성인 수성의 자기권은 수성을 둘러싼 자기장의 영역으로, 태양풍과 상호작용하여 수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수성의 자기권은 지구보다 약 100분의 1 수준으로 약하지만, 행성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성은 태양에 매우 가깝기 때문에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에너지 입자들이 수시로 수성의 자기권을 강타한다. 태양풍과 자기권의 상호작용을 감지해 낸 베피콜롬보는 수성의 독특한 환경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2018년 10월 20일 발사된 베피콜롬보는 2026년 11월 수성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우주선이 궤도에 진입하면 수성 행성 궤도선(MPO)과 수성 자기권 궤도선(MMO)이라는 별도 모듈로 분리된다. 유럽에서 개발한 MPO는 주로 수성의 표면과 대기를 탐사한다. 일본이 만든 MMO는 자기권을 포착한다.

 

지난해 6월 플라이바이는 우주선이 수성의 자기장 경계를 빠르게 통과하며, 수성의 자기권 구조와 플라스마 입자들을 기록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수성의 자기권이 어떻게 형성되고 태양풍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특히 저위도 경계에서 예상보다 다양한 에너지를 가진 입자들이 감지됐다.

 

파리천문대의 리나 하디드가 이끄는 과학팀은 베피콜롬보의 '수성 플라스마 입자 실험(MPPE)' 장비를 통해 약 30분 동안 수성의 자기권과 입자를 측정했다. 하디드는 "이번 플라이바이는 30분 만에 수성의 자기권을 지나며, 해질녘에서 새벽으로 이동하고 행성의 표면에서 불과 235km 떨어진 가장 가까운 접근 거리에서 이동했다"며 "이때 입자의 종류, 온도, 움직임을 샘플링하여 자기권 풍경을 명확하게 그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자인 도미니크 델쿠르는 "자기권 가장자리에 거친 플라스마로 정의되는 소위 저위도 경계층을 발견했고, 여기서 수성에서 본 적이 없는 훨씬 더 넓은 범위의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관찰했다"며 "베피콜롬보는 수성 자기권의 이온 구성을 이전보다 더 자세히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피콜롬보는 2026년 11월 수성 궤도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 추가 플라이바이를 앞두고 있다. 올해 12월 1일과 내년 1월 8일 두 차례다. 수성의 자기권과 표면, 태양풍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해명하는 게 베피콜롬보의 임무. 이로써 수성뿐 아니라 태양계 내 다른 천체의 자기권에 대한 이해도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물리학(Nature Communications Physics)'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