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과 태양계 끝 뉴호라이즌스,
천왕성의 신비 함께 찍다!

서로 반대편에서 관측... 거대 가스행성의 대기·고리·위성 등 밝혀

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왼쪽)과 뉴 호라이즌스 우주선(오른쪽)이 동시에 다른 위치에서 촬영한 천왕성. / NASA, ESA, STScI

 

태양계의 일곱번째 행성으로 태양과의 거리는 무려 28억7000만km, 지구로부터도 27억km. 녹색과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는 외관... 폭풍과 흔들리는 대기의 천왕성(Uranus)이 속살을 한꺼풀 더 드러냈다. 27개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는 천왕성은 거의 옆으로 누운 자전축과 얇고 희미한 고리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신비한 천체'다.

 

최근 허블(Hubble) 우주망원경과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 우주선이 동시에 천왕성을 관측해 중요한 과학적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허블 사이트(hubblesite.org)가 발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두 관측 장비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른 시각으로 천왕성을 관찰해 이룬 큰 성과다. 놀랍게도 허블과 뉴 호라이즌스는 90억km나 떨어져 있지만 협업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허블은 지구 근처에 머물고 있고, 뉴 호라이즌스는 현재 명왕성에 근접하고 있다.   

 

허블 망원경은 지구 궤도에서 천왕성의 낮쪽 대기 정보를 고해상도로 관찰해, 구름과 폭풍 같은 세부적인 대기 현상을 포착했다. 반면 뉴 호라이즌스는 천왕성의 반대편에서 65억 마일(약 104억6073만km) 떨어진 지점에서 천왕성의 희미한 초승달 부분을 잡아냈다. 이 장면은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앵글이다. 뉴 호라이즌스의 데이터에서는 천왕성이 예상보다 더 어둡게 나타났다. 관측 위치에 따른 천왕성의 빛 반사 방식 차이 때문.

 

허블과 뉴 호라이즌스 덕분에 천왕성의 대기, 고리, 위성 등 다양한 특징이 드러났다. 먼저 허블은 천왕성의 대기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를 포착했다. 계절 변화에 따른 구름 형성과 소멸, 그리고 극지방에서 발생하는 특이한 현상 등이다. 천왕성의 대기가 생각보다 더 역동적이며 복잡하다는 의미다. 뉴 호라이즌스는 명왕성 탐사 이후 천왕성의 고리 시스템을 관측, 새로운 고리의 존재 가능성을 드러냈다. 게다가 기존에 알려진 고리의 구조와 입자 크기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얻었다.

 

허블과 뉴 호라이즌스는 천왕성의 위성들, 특히 미란다(Miranda)와 아리엘(Ariel)의 표면에서 지질 활동의 흔적을 찾아냈다. 27개로 알려진 위성들이 과거에 활발한 지질 활동을 겪었으며, 내부에 열원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두 관측 결과를 통해 천왕성의 구름과 대기 변화가 행성의 회전에 따라 일정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천왕성과 같은 거대 가스행성의 대기 동력에 대한 힌트를 준 셈이다. 또한 이번 연구는 외계행성(exoplanet)을 직접 관찰할 때의 어려움과 예측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천왕성은 크기와 특성 때문에 외계 가스 행성 연구의 중요한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

 

2027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만 망원경(Nancy Grace Roman Telescope)은 행성 주위를 도는 별의 빛을 차단, 행성을 직접 관측할 예정이다. 이런 신기술 덕분에 외계 행성 대기의 생물학적 신호를 찾는 연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 호라이즌스 과학팀의 천왕성 연구 결과는 미국 아이다호 보이시에서 열리는 미국 천문학회 행성과학부 56차 연례 회의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