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십(Starship)'이 발사됐다. 현재 인류 최강 최대의 우주선인 스타십은 미국 동부표준 13일 오전 8시 25분(한국시간 오후 9시 25분) 다섯번째 시험비행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대단히 진전된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시험적인 발사다. 1단계 로켓의 수직착륙 재활용과 승객 탑승구간인 스타십의 인도양 착수를 시도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스타베이스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2분 40초 쯤에 분리된 1단 로켓 슈퍼헤비는 성공적으로 발사대로 돌아와 로봇팔에 포획되어 획기적인 재사용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48분경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한 스타십은 계속 날아 발사 1시간 5분께 인도양에 착수했다. / space.com
▶5차 시험발사 현장= 스타십 플라이트5(Starship Flight 5). 스타십의 다섯번째 시험발사의 미션이름이다. 미국 NASA와 스페이스X,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스타십은 남부 텍사스 보카치카 비치의 스타베이스 발사시설에서 발사되었고, 발사 40분 전인 7시45분부터 전세계에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당초 8시 발사를 목표로 했으나, 현장에서 25분 연기했다.
8시 25분에 발사된 스타십은 성공적으로 솟아올라 거의 1초에 1km를 상승하면서 위풍당당하게 날으며 33개의 랩터엔진이 뿜어내는 불길로 하늘을 갈랐다. 그리고 2분 40초쯤 지나, 1단 로켓 슈퍼헤비가 분리됐다. 스타십의 엔진들이 점화되면서 자력으로 날아가기 시작하고, 슈퍼헤비는 원래의 발사대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고도 70km쯤에서 시작된 하락은 약 4분 정도 걸렸고, 최초의 로봇팔 포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발사대로 돌아온 슈퍼헤비를 '메카질라 암(Mechazilla Arm)'이라는 이름의 로봇팔이 젓가락질 하듯, 채 땅에 닿지 않은 로켓을 잡아 발사대에 다시 붙잡아뒀다.
한편, 하늘로 치솟아 고도 200km 근처에서 시속 2만6000km가 넘는 속도로 궤도를 돌면서 인도양 쪽으로 비행한 스타십은 성공적으로 순항해 발사 후 48분 경에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4차 발사 때와 달리 열차단 타일을 붙인 스타십은 매우 안정적으로 재진입에 성공해 "아름다운 색으로 불꽃을 뿜으며 평화롭게 재진입했다"고 방송앵커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스타십은 발사 후 약 1시간 5분께 인도양에 착수(water landing)에 성공했다. 이로써 5차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스타십의 로봇팔 캐치를 자랑했다. / X
▶'메카질라 팔' 대형 로켓 재활용길 열다= 무려 121m에 달하는 스타십은 크게 2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래쪽 로켓 부스터는 '슈퍼헤비'라는 이름의 거대한 로켓이고 위쪽은 스타십이다. 이 스타십 구간에는 100명이 탑승할 수도 있는 공간이 갖춰져 있다. 이번 비행의 최대 이슈는 스타십의 안정적인 착수와 슈퍼헤비의 수직착륙 및 로봇팔 포획. 특히 스페이스X는 땅에 완전히 착지하기 전에 공중에서 슈퍼헤비를 포획하는 '메카질라 암'이라는 이름의 ''젓가락(chopstick) 팔' 구조를 구축해 이를 첫번째로 활용했다.
공중포획 방식의 로켓 재사용은 회수와 재발사를 쉽게 함으로써 획기적으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발사대에 다시 위치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희망적인 경우, 포획 1시간만에 다시 발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달기지 건설 등 물량공세가 필요한 미래 우주탐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방식이다.
그동안 로봇팔을 이용한 우주탐사는 빠르게 발전해 왔다. 국제우주정거장 ISS에는 '캐나담'이라는 캐나다의 로봇팔이 부착돼 여러가지 우주실험과 우주선 도킹 등에 활용되어 왔다. 또한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로봇팔을 가진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이 연구되는 등, 그 영역이 넓혀지고 있다. 이번에 스페이스X에 의해 대형 로켓도 포획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앞으로 그 쓰임새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번째 시험발사를 20여분 앞두고 발사대에 대기하고 있는 스타십의 위용. 스페이스X 측에서 스타십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 spaceX
▶FAA 승인과 발사, 아르테미스 미션= 미국 연방항공청(FAA)는 12일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 탐사선 ‘스타십’에 대해 다섯번째 시험 비행을 위한 발사 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스타십의 새로운 시험 비행에 대한 승인은 예상보다 일찍 떨어졌다. FAA는 9월 해당 비행에 대한 면허가 11월 말에야 부여될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당시 스페이스X가 이에 대해 “느리고 비효율적인 행정”이라고 비판하는 등 양측 간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시험 비행 면허를 획득한 데 따라 13일 텍사스 남부 발사장에서 스타십을 지구궤도로 쏘아올렸다. 이번 비행에서는 스타십 발사 후 전체 2단 발사체의 하단인 ‘슈퍼헤비’ 로켓(부스터)가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와 수직 착륙을 시도하고 그것을 발사대의 로봇팔이 포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비행은 앞선 6월 6일 네번째 시험 발사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네번째 비행에서 스타십은 70분간의 여정을 폭발 없이 마무리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스페이스X와 NASA는 스타십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르테미스는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기 위한 심우주 탐사 프로젝트다. NASA는 2019년 우주 개발 산업의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민간 업계와 협력한다는 방침을 세운 후 스페이스X, 보잉 등과 계약을 체결하고 달과 심우주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