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광년 밖 '수증기 행성'
제임스웹, 최초로 포착했다

GJ 9827d '스팀 월드'... 연구팀 "생명체 살기엔 부적합"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과학자들이 최초로 발견한 '스팀 월드' GJ 9827d. / NASA, ESA, Leah Hustak, Ralf Crawford illustration

 

"대부분 뜨거운 수증기로만 이루어져 있어 '스팀 월드(steam world)'라고 불리는 근처 외계 행성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기의 거의 대부분이 수증기로만 구성된 외계 행성 GJ 9827d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관측해 냈다고 JWST측과 스페이스닷컴 등이 현지시간 10월 10일 발표했다. GJ 9827d는 지구에서 약 100광년 떨어진 인근 행성이다.

 

천문학자들은 오랫동안 GJ 9827d와 같은 '스팀 월드'가 존재할 수 있다고 추측해 왔는데, 이번에 '동종 최초'로 처음 포착된 것이다. 또한 ‘증기 행성’이 우주에 매우 흔하게 존재할 가능성도 높였다. 이 행성의 크기는 지구의 2배, 무게는 3배에 달한다. 

 

몬트리올 대학교 트로티에 외계행성연구소의 캐롤라인 피알레-고라예브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투과 분광학(transmission spectroscopy)'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GJ 9827d의 수증기 특성을 발견했다. 별빛이 행성의 대기를 통과하면서 특정 파장의 빛이 흡수되는데, 이를 통해 대기 성분을 파악했다. 그 결과 GJ 9827d의 대기가 수소와 헬륨이 아닌, 무거운 분자인 수증기로 가득 차 있음을 확인한 것.

 

피알레-고라예브는 "GJ 9827d는 우리가 태양계의 지구형 행성처럼 무거운 분자가 풍부한 대기를 감지한 첫번째 행성이다. 이는 엄청난 진전"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낮지만, 외계 행성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또한 JWST의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에샨 라울은 "GJ 9827d는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지구와 해왕성 중간 크기의 다른 작은 외계 행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J 9827d를 처음 발견한 것은 2017년 케플러 우주망원경이다. 외계 행성은 주인별인 GJ 9827로부터 불과 840만km 밖에 위치한다.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약 6%에 해당한다. 이러한 근접성 때문에 GJ 9827d의 공전 주기는 6일 정도다. GJ 9827 주변에서 발견된 3개의 외계 행성 중 세번째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지난해 GJ 9827d의 대기에서 수증기의 첫번째 단서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JWST와 근적외선 이미저(Near-Infrared Imager), 슬릿리스 분광기(NIRISS) 장비의 민감성 덕분에 이 외계 행성이 단순히 수증기의 힌트만 아니라 은유적으로 수증기에 빠져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10월 4일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