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행, 꿈이 아니다
스타십 5차 발사 A to Z

거대로켓 로봇팔로 포착, 스타십 재진입 성공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의 '실험' 점점 가시화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이 13일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 / space.com 

 

지상 최대의 로켓 스타십, 그 다섯번째 시험비행 '플라이트5(Starship Flight 5)'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스타십은 남부 텍사스 보카치카 비치의 스타베이스 발사시설에서 발사되었고 목표한 바를 모두 이뤘다. 그동안의 시험발사들이 모두 의미가 컸지만, 이번처럼 완벽한 적은 없었다. 특히, 70m 높이의 최대형 1단 로켓 '슈퍼헤비(Super Heavy)'의 발사대 재착륙은 너무나 극적이어서 전세계를 열광 속으로 몰아넣었다. 

 

2024년 10월 13일 일요일. 이날의 발사 현황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 의미와 향후 전망을 정리해 본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슈퍼헤비의 로봇팔 포착장면 사진들을 X에 게시했다. / X

 

▶"공학 역사에 기록될 날" 슈퍼헤비 '포획' 성공= 미국 동부표준 8시 25분에 발사된 스타십은 성공적으로 솟아올라 거의 1초에 1km를 상승하면서 위풍당당하게 날으며 33개의 랩터엔진이 뿜어내는 불길로 하늘을 갈랐다. 그리고 2분 40초쯤 지나, 1단 로켓 슈퍼헤비가 분리됐다. 스타십의 엔진들이 점화되면서 자력으로 날아가기 시작하고, 슈퍼헤비는 원래의 발사대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고도 70km쯤에서 시작된 하락은 약 4분 정도 걸렸고, 최초의 로봇팔 포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발사대로 돌아온 슈퍼헤비를  '메카질라 암(Mechazilla Arm)'이라는 이름의 로봇팔이 젓가락질 하듯, 채 땅에 닿지 않은 로켓을 잡아 발사대에 다시 붙잡아뒀다. 

 

하늘로 치솟아 고도 200km 근처에서 시속 2만6000km가 넘는 속도로 궤도를 돌면서 인도양 쪽으로 비행한 스타십은 성공적으로 순항해 발사 후 48분 경에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4차 발사 때와 달리 열차단 타일을 붙인 스타십은 매우 안정적으로 재진입에 성공해 "아름다운 색으로 불꽃을 뿜으며 평화롭게 재진입했다"고 방송앵커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스타십은 발사 후 약 1시간 5분께 인도양에 착수(water landing)에 성공했다. 목표지점에 거의 정확하게 떨어졌다. 이로써 5차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스페이스엑스의 엔지니어링 매니저인 케이트 타이스는 생방송 해설에서 “첫 시도에서 슈퍼헤비 부스터를 발사대에 붙잡는 데 성공했다”며 “오늘은 공학 역사에 기록될 날”이라고 말했다. 스타십은 1단과 2단을 모두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으나 회수 기술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언론은 이같은 스타십 비행의 가치를 평가하면서도 슈퍼헤비가 초음속으로 하강하면서 내는 굉음(소닉붐)에 사람들이 깜짝 놀라고 일부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스페이스엑스 발사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야생생물학자 저스틴 르클레어는 뉴욕타임스에 “40마일(64km) 거리의 내 집도 이륙과 재진입시 흔들렸다”며 “로켓이 발사된다는 걸 몰랐다면 정말 작은 지진이 일어난 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무원 탑승용 우주선인 스타십이 인도양의 목표지점에 정확히 착수했다. / space.com

 

▶스타십 5차 발사 성공의 의미= 일론 머스크가 인류의 화성이주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타십은 역대 최강 우주로켓이다. 1단 로켓 부스터인 슈퍼헤비(71m)와 2단 추진체 겸 탑승용 우주선 스타십(50m)으로 구성돼 있다. 121m의 높이로 건물로 치면 40층 높이에 해당한다. 

 

이날 발사대를 떠난 슈퍼헤비는 이륙 3분 후 2단 스타십과 분리된 뒤 지상으로 방향을 바꿔 발사대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이번 발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 연출되면서, 발사대에 설치된 로봇팔 ‘메카질라’가 마치 젓가락질하듯 슈퍼헤비를 잡아 발사대에 고정시켰다. 그동안 발사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착륙하는 방식으로 로켓을 재활용해 왔지만, 이번의 방식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1시간 뒤에 재발사를 할 수 있을만큼 개선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로써 시간과 비용을 확실하게 줄이는 방법이 확인된 셈이다.

 

2단 회수는 아직 시도하지 않았다. 이날 2단 스타십은 고도 212km까지 올라가 최고 시속 2만6000km의 궤도비행을 하며 지구를 거의 한 바퀴 돌았다. 이후 다시 대기권에 진입한 스타십은 1400도 이상의 마찰열을 견뎌내면서 이륙 1시간 5분 후 오스트레일리아 서쪽 인도양 해상 목표 지점에 정확히 착수했다.

 

일론 머스크는 비행이 끝난 직후 소셜미디어 X에 “스타십의 두가지 목표가 모두 달성됐다”며 “오늘 다행성족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기뻐했다.

 

▶스타십 성공,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까= 5차 발사까지 스페이스X의 스타십 관련 기술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2023년 4월 1차 발사에선 2단 로켓이 분리되지 않은 채 발사 몇분만에 공중 폭발했으나, 11월 2차 발사에선 2단 로켓 분리와 33개 엔진을 전부 점화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이어 올해 3월 3차 발사에선 처음으로 대기권 재진입 단계까지 이뤄냈고, 6월 4차 발사에선 궤도 왕복비행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거의 완전한 성공이다. 

 

5차 시험발사 성공으로 2026년 9월로 잠정 예정된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아르테미스 3호 유인 달 착륙 비행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때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이 달까지 가려면 약 10번의 우주 급유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는 이르면 올해 안에 궤도에서의 우주 급유 시험도 실시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으로 2년 후 화성 무인 착륙, 4년 후 화성 유인 착륙을 시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역대 최강 우주발사체인 슈퍼헤비는 추력 7500톤으로 최대 150톤(재사용 기준)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달 기지를 구축할 때 우주 운송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과 대형화물까지 한꺼번에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실현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스페이스X라는 민간기업의 성과는 다른 우주기업, 다른 나라들을 자극함으로써 앞으로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달 여행과 심우주 탐사가 경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우주기업을 포함해 서방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우주산업에 나서고, 국가단위로 움직이는 중국, 러시아 등도 달 기지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점점 빨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와, 거대 로켓을 로봇팔로 잡았다" 스타십 5차 발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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