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하는 머스크 미운털?
스페이스X 발사 확대 제동

연간 36회→50회 발사 요청... 캘리포니아주정부 "거부", 머스크 “소송 제기”

올해 6월 28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되는 팰컨9 로켓. / SpaceX

 

지상 최대의 로켓 스타십(Starship)의 5차 시험발사에 성공하며 순항하고 있는 스페이스X가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의 로켓 발사 횟수 늘리기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 발사 횟수 확대는 스페이스X의 향후 우주 임무와 상업적 프로젝트 수요 증가에 대비해 필요하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 편에 선 일론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규제 당국을 건드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현지시간 10월 14일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확대 요청을 거부했다고 CBS 등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확대 요청은 실제로 미 우주군을 통해 이뤄졌다.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의 스페이스X 로켓의 연간 발사 횟수를 36회에서 50회로 늘려달라는 것. 그러나 미 국방부와 다수 초당파적 의원들이 발사 확대 지지에도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California Coastal Commission)'가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퇴짜를 놓았다.

 

그레첸 뉴섬 CCC 커미셔너는 머스크가 정치적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FEMA(연방재난청)를 공격하면서 허리케인 피해자들에게 스타링크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 캐릴 하트 CCC 위원장도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CCC는 정치적 고려를 넘어서 스페이스X와 우주군의 요청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NASA가 현재 자체적으로 화물을 운송할 능력이 없고 스페이스X, 보잉, 러시아 등의 상업 파트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의 스타라이너 캡슐은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의 첫 유인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바 있다.

 

CCC의 이번 결정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케빈 카일리 하원의원은 X를 통해 CCC가 머스크의 정치적 게시물에 대한 반감을 이유로 발사 계획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수정헌법 제1조를 옹호하는 단체들은 정부 기관이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규제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주택 운동가들도 CCC가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가세했다.

 

일론 머스크도 CCC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머스크는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이 플랫폼에서 내가 게시하는 것은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10월 15일 법원이 재개되면 CC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의 이유로 CCC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 보장)를 위반했다는 것. 자신의 정치적 발언을 빌미로 로켓 발사 확대 거부는 부당하다는 취지다. 앞으로 양측의 공방과 사태 진전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