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한국시간 14시 43분, 모로코 우카이메덴 관측소의 OWL-Net 2호기로 관측한 쯔진산-아틀라스 혜성. 가장 밝은 부분이 코마, 뒤쪽으로 먼지 꼬리가 뻗어있다. / 천문연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의 공전궤도 및 근지점(10월 12일) 통과 때의 위치 / NASA JPL
최근 하늘에서 새로운 빛을 본 적이 있다면, 그것은 'C/2023 A3 (쯔진산-아틀라스)' 혜성(comet)일 가능성이 크다. 약칭으로는 'A3 혜성'. 이 혜성은 이달말까지 맨눈으로 볼 수도 있다. 쯔진산-아틀라스는 1997년 헤일-밥(Hale-Bopp) 이후로 가장 밝다. 27년만에 밝게 빛나는 우주의 손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 혜성을 이번에 보지 못한다면 8만 년을 기다려야 한다. 어마어마한 궤도 주기 때문이다.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은 지난 12일부터 10월말까지 일몰 이후 저녁 서쪽 하늘에서 관측할 수 있다고 한국천문연구원이 밝혔다. 올해 나타난 혜성 중 가장 밝은 혜성으로 꼽히는 쯔진산-아틀라스는 지난 12일 자정 무렵 근지점(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을 통과했다.
제일 밝게 보인 12일은 혜성의 고도가 저녁 6시 30분 기준 약 5도로 낮아 지평선 가까이에 있었다. 이후 10월말로 갈수록 혜성의 고도는 점차 높아지지만 밝기는 어두워진다.
쯔진산-아틀라스는 지난해 1월 9일 중국 쯔진산 천문대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서덜랜드 천문대의 소행성 탐색 프로그램인 아틀라스(ATLAS)에서 다시 확인됐다. 쯔진산-아틀라스는 이런 연유로 붙은 이름. 궤도 주기가 8만 년인 이 혜성은 시속 약 15만 마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총알보다 약 88배 빠른 속도다. 이번이 일생에 한 번뿐인 관측 기회인 셈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혜성은 과학자들이 우리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대한 구형 껍질인 오르트 구름(Oort Cloud)에서 왔다. 오르트 구름은 산만큼 큰 크기의 얼음 우주 잔해로 만들어진 크고 두꺼운 벽으로 된 거품과 같다"며 "오르트 구름은 명왕성 너머와 카이퍼 벨트의 가장 먼 가장자리 너머에 있으며, 수십억 또는 수조 개의 물체를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르트 구름은 지구에서 9300만 마일(약 1억5000만km) 밖에 위치한다.
쯔진산-아틀라스는 9월 27일 태양에서 5800만km 떨어진 지점까지 다가온 뒤 방향을 돌려 지구를 지나가며 이달 12일 자정에 근지점을 지났다.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의 김명진 책임연구원은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은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는 10월 12일께 지구와의 거리가 약 7000만km로, 지구에는 안전한 궤도로 접근 중”이라고 말했다.
혜성은 얼음, 먼지, 암석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태양에 가까이 다가감에 따라 급격히 온도가 오르면서 얼음이 증발하고 가스와 먼지를 분출한다. 이들이 핵 주위에 모여 밝은 코마(coma)를 만든다. 혜성이 더 밝게 보이는 것은 태양 빛을 반사하거나 산란하는 코마 때문이다.
혜성을 보기 위해서는 도시의 불빛에서 멀리 떨어진 어두운 장소를 찾고, 해가 진 후 서쪽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번 주에는 쯔진산-아틀라스가 해가 진 후 하늘에서 낮게 보이는 금성의 바로 오른쪽에 나타난다. 이번 주말과 다음주초에는 혜성이 서쪽 지평선 위로 점점 더 높이 올라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