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텍사스주 포트 스톡턴 근처에서 발견된 철-니켈 운석. / JPL, Smithsonian Institution
태양계의 소행성대와 카이퍼 벨트, 오르트 구름 등은 소행성과 혜성 등이 생겨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 Encyclopaedia Britannica
우주를 떠돌던 작은 암석이나 금속 조각이 지구 표면에 떨어진 것이 운석(meteorites)이다. 유성체(meteoroid)가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공기와 마찰열로 빛을 내는 현상이 유성(meteor, 별똥별). 그런데 그런 유성이 대기에 완전히 타지 않은 채 지구를 찾아오는 게 바로 운석이다.
대부분의 운석은 대기권에서 타버리기 때문에 그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가끔 더 큰 운석이 지구의 중력장(gravitational field)에 끌려들어 오는데, 지구 표면에 사는 생명체에게는 반갑지 않은 사건이다.
지구에 충돌하는 대부분의 운석은 3개의 '소행성 가족(asteroid families)' 즉 소행성군에서 유래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 소행성군은 태양계의 주요 소행성대/소행성 벨트(asteroid belt)에 위치한다. 이같은 사실을 밝혀낸 유럽의 국제연구팀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 저널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CNRS(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유럽남방천문대(ESO), 체코의 카를대의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지구 운석의 고향을 태양계의 주요 소행성대라고만 알고 있었다. 소행성대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영역으로, 태양계 형성 때 남은 불규칙한 모양의 바위들이 서로 충돌하고 튕겨나가는 곳이다.
주요 소행성대에서 젊고 뚜렷한 3개의 소행성군을 포착한 국제연구팀은 이들이 지구 운석의 70%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망원경 관측을 통해 소행성군의 구성을 파악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충돌과 진화를 지도화한 결과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탄소질(carbonaceous) 콘드라이트와 아콘드라이트(achondrites)의 주요 출처까지 밝혀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운석의 기원이 90% 넘게 밝혀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운석의 고향으로 드러난 3개의 소행군은 각각 약 5800만 년 전, 7500만 년 전, 4억 년 전에 생겨난 카린(Karin), 코로니스(Koronis), 마살리아(Massalia)다. 특히 마살리아는 알려진 지구 운석의 37%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7만 개 이상의 운석 가운데 분석된 약 6%는 달, 화성 또는 베스타(Vesta)에서 유래했다고 확인됐다. 베스타는 주요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물체 중 하나로 운석 연구에서 중요한 대상이다. 일반적인 콘드라이트 성분인 나머지 94%의 출처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왜 젊은 소행성 가족이 많은 운석의 출처일까? 비교적 최근의 충돌 때문에 부서진 나이 어린 소행성 가족은 더 많은 파편을 갖고 있고, 이들이 주요 소행성대를 벗어나 지구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