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에서 8개월만에 무사 귀환
우주인들 병원行... 왜?

크루-8 팀 4명, 스페이스X '드래곤 엔데버'로 귀환 성공

NASA 지원팀이 25일 플로리다 인근 대서양에서 SpaceX 드래곤 엔데버로 지구 귀환에 성공한 우주인 4명을 구조하고 있다. / NASA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머물던 우주비행사 4명이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크루-8' 미션을 담당한 4명의 우주인은 지난 3월 3일 지구를 떠난 뒤 232일간 ISS에 체류하면서 각종 실험을 비롯한 임무를 수행한 뒤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크루-8 우주인들을 태운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 엔데버'는 미국 동부표준시 25일 오전 3시 29분(한국시간 오후 4시 29분) 미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인근 해역에 성공적으로 낙하했다. 이로써 NASA 소속 3명과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소속 1명으로 구성된 크루-8 팀은 ISS에서 약 8개월 만에 귀환했다. 그런데 그들은 NASA 우주센터가 아니라 병원으로 갔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늦어진 귀환, 우주비행사들 검진 위해 '병원행'
우주비행사들의 일반적인 ISS 체류 기간은 약 5∼7개월 정도이지만, 이번 크루-8 팀은 귀환 일정이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1개월 이상 지연됐다. 지난 6월 NASA 우주비행사들을 태우고 ISS로 시험 비행을 떠난 보잉의 스타라이너가 기체 결함으로 우주비행사들을 귀환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차후 교대 팀인 '크루-9' 팀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륙 일정을 지연시킨 것이 크루-8 귀환 일정까지 미뤄지게 했다.  또 9월말부터 10월초까지에 걸쳐 두 차례의 허리케인이 플로리다에 상륙하면서 기상 조건 악화로 귀환 일정이 계속 지연됐다.

NASA는 이날 우주비행사들이 플로리다 해상에 착수한 뒤 의료 평가(medical evaluations)를 위해 의료시설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우주비행사들은 건강하다"고 밝힌 NASA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예고된 일정과 다른 건강검진을 포함시켰다. '예방 차원'에서 근처의 '어센션 성심 펜사콜라'에서 검사를 받고 당분간 병원에 남아있게 된다고 NASA는 이들의 상태에 대해 업데이트했다. 

 

NASA는 "승무원의 의료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의 상태나 신원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정보는 공유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착륙과정 등이 '정상'이며 '예방 조치로서의 추가 의료 검사'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NASA는 성명을 통해 "이번 미션과 관련해 지원해준 어센션 성심 병원에 감사드리며, 승무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한 우리 팀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휴스턴 존슨 우주 센터(JSC)의 NASA 상용 승무원 프로그램 부프로그램 매니저인 리처드 존스는 "우주인들은 잘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검사를 받는데 약간의 시간을 할애할 것이며, 모든 검사가 끝나면 곧 휴스턴으로 돌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로스코스모스 소속 알렉산더 그레벤킨과 NASA의  마이클 배랫, 매튜 도미닉, 재닛 엡스 등 4명의 우주인이 착수 직후 스페이스X 드래곤 엔데버에 앉아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 NASA

 

▶장기간 우주체류자 건강 위해 매주 의사와 정신 상담
크루-8의 우주체류 총 235일은 일반적인 ISS 임무보다 약간 길었지만, 특이한 정도는 아니다. 가장 긴 ISS 체류 기간은 2022~23년으로, 소유즈 MS-22/23의 우주비행사 3명이 약 371일 동안 체류했다. 우주 방문 기록은 437일로, 1994~95년 러시아 우주비행사 발레리 폴리아코프가 소련-러시아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세운 기록이다.

ISS는 2000년부터 장기 승무원을 유치해 왔다. 수십 년 동안 NASA와 파트너들은 우주비행사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개발해 왔다. 1명당 매일 2시간의 운동 시간이 주어지며, 우주비행사는 매주 의사와 정신 건강 상담을 받는다. 

 

미세중력 상태에서 반년 이상을 보낸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일반적으로 부담되는 일이지만, NASA 의사들은 재활을 위해 우주비행사들과 개별적으로 협력해 정상 생활이 빨리 가능해지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완전한 정상 활동으로 돌아가는 데는 몇 개월이 걸리지만 우주비행사들은 몇 주 이내에 운전과 같은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