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째 날고있는 보이저1호
43년만에 보조 송신기 켰다

결함복구 시스템 가동되면서, 낮은 단계 송신기 작동
1981년 이후 사용 않다가 처음 메시지 주고 받아

지구로부터 247억km 떨어진 곳을 비행하고 있는 보이저 1호의 그래픽 이미지와 현재 상태 데이터. / NASA

 

47년 넘는 세월을 날아가 현재 지구에서 154억 마일(약 247억km) 넘게 떨어진 우주공간을 날고 있는 보이저 1호. 그곳에서 전화 비슷한 낮은 수준의 무선송신기가 사용됐다. 1981년부터 비활성화돼 있던 장비다. 몇차례의 송신 이상을 겪은 뒤, 취한 비상수단이 가동된 것이다. 

 

이 놀라운 성간 탐사선은 전력을 절약하기 위해 보호 상태에 들어간 후 통신이 잠정 중단된 상태였다. 10월 16일 전 세계적으로 펼쳐져 있는 거대한 무선 안테나로 구성된 NASA의 심층 우주 네트워크(DSN)에서 우주선의 장비 하나를 켜라는 명령이 내려지면서 촉발됐다. 

미국 우주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보이저 미션팀은 10월 18일 우주선이 해당 명령에 응답하지 않았을 때 보이저 1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됐고, 나중에 팀은 보이저 1호가 기본 X-밴드 무선송신기를 끄고 대신 전력을 덜 사용하는 보조 S-밴드 무선송신기로 전환한 것을 발견했다

 

NASA 관계자는 성명에서 "송신기 차단은 기내 문제에 자율적으로 대응하는 우주선의 결함복구 시스템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팀은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 보이저 1호를 정상 작동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저 1호의 결함복구 시스템은 우주선이 전력 공급을 과도하게 소모하는 경우 등에 작동할 수 있게 돼있다. 그렇게 되면 우주선은 전력을 절약하고 비행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모든 시스템을 끄게 된다. 

10월 16일 보이저 1호에 지침을 보낸 후, 연구팀은 며칠 안에 우주선으로부터 회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통 명령이 성간 우주에서 우주선에 도달하는 데 150억 마일(240억km) 이상을 이동하는 데 약 23시간이 걸리고, 지구 비행팀이 신호를 받는 데 23시간이 또 걸린다. 

 

그러나 10월 18일, 연구팀은 DSN 안테나가 듣고 있는 X-밴드 주파수에서 보이저 1호의 신호를 감지할 수 없었다. 이는 전력을 덜 사용하기 위해 우주선의 결함복구 시스템이 무선 송신기가 데이터를 반송하는 속도를 낮췄기 때문. 보이저 팀은 그날 늦게 신호를 찾을 수 있었지만, 10월 19일, X-밴드 송신기가 꺼지면서 보이저 1호와의 통신이 완전히 중단됐다.

우주선의 결함복구 시스템이 두 번 더 작동하여 결국 1981년 이후 사용되지 않았던 S-밴드 무선 송신기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하게 된다. 그러나 우주선이 43년 전보다 훨씬 더 멀리 성간 우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력을 덜 사용하면서 훨씬 희미한 신호를 전송하는 S-밴드 주파수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을지 운영팀은 확신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보이저 팀은 X-밴드 송신기에 다른 신호를 보내는 대신 10월 22일에 S-밴드 송신기에 메시지를 보냈고, 이틀 후인 10월 24일, 마침내 보이저 1호와 다시 연결할 수 있었다.

이제부터 통신이상이 발생한 이유를 밝히면서 심우주 탐사도 해야하는 과제들이 남아있는 보이저 1호.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는 2012년에 성간 우주로 모험을 떠나 태양계 경계를 넘은 최초의 우주선이 되었다. 횡설수설 신호를 보내는 등 우주선의 고령화와 너무 먼 거리로 인한 보수유지의 어려움이 있지만, 보이저 1호는 태양계 너머에서 중요한 데이터를 계속 보내오고 있는 중요한 우주탐사 동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