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산업 후발 주자인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다지려면 위성통신 분야에 집중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한 미국의 1%에도 못미치는 우주예산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9일 곽신웅 국민대 교수(국방우주학회장)에게 의뢰한 '우주항공 산업 발전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우주 예산은 6억달러(약 8000억원)다. 미국(695억달러)의 0.9%, 중국(161억달러)의 3.7%, 일본(31억달러)의 19.4% 수준에 그쳤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주 예산 비중도 한국은 0.03%로 미국(0.28%), 일본(0.1%), 중국(0.09%)보다 크게 낮다.
보고서는 우주 선진국에 비해 예산이 부족한 한국이 모든 우주산업 분야에 뛰어들기보다는 우주산업에서 가장 큰 73%의 비중을 차지하는 위성통신(위성 서비스, 지상장비 등) 영역의 산업을 최우선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위성·발사체의 가격을 낮추는 일이 선결 과제라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한국의 위성 제작 비용은 1㎏당 1억원 수준인 데 비해 영국의 원웹은 1000만원,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1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양산 단가를 낮추는 생산 기술 개발 및 인증체계 표준화·단순화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보고서는 나아가 국책 연구소를 통해 개발해 온 우주산업 기술을 민간 기업으로 과감히 이전하고, 민간 주도의 기술 개발 활동을 장려해 위성 제작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차세대 중형위성, 정지궤도 공공위성이 촬영한 영상 중 국가 안보와 관련 없는 영상은 민간에게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이 참신한 위성영상 활용 서비스 산업 관련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