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형 로켓 '엡실론 S'의 엔진 시험 중 폭발로 화염이 치솟고 있다. /JAXA 중계영상
일본의 차세대 고체 연료 소형 로켓인 '엡실론(Epsilon)S' 로켓의 엔진 시험이 폭발로 끝났다. 이는 최근 2년간 동일 엔진의 시험 중 발생한 두번째 사고다. 이로써 우주개발을 위한 일본의 야심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JAXA는 엡실론S 로켓에 쓰일 2단계 엔진이 11월 26일 일본 남부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시험 시작 49초 만에 폭발했다고 밝혔고, 교도통신 등 일본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오전 8시 반쯤 시작된 이번 시험은 순식간에 폭발음과 함께 하얀 연기가 치솟았다. JAXA에 따르면, 시험장으로부터 600m 이내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했으며, 부상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높이 3.2m 신형 로켓의 엔진 실패로 엡실론의 후속 모델인 엡실론S의 개발 일정마저 불확실해졌다. 이 로켓은 내년 3월 첫 비행을 앞두고 있었다. 첫 비행에는 베트남 위성을 궤도로 발사할 예정이었다. 아사히 신문은 "JAXA가 엡실론S 로켓을 2025년 3월까지 발사할 계획이 이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JAXA 관계자들은 폭발 후 엔진 실패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원인에 대해선 뾰족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JAXA 프로젝트 관리자 이모토 다카유키는 폭발 사고 후 회견에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우리는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신뢰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위성 발사체로 설계된 엡실론S 로켓은 저궤도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엡실론S는 JAXA와 중공업 제조업체 IHI의 협력으로 개발 중이다. "엡실론S와 같은 주력(플래그십) 로켓의 개발은 일본의 우주 개발 자율성을 보장하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 장관의 말처럼 이 로켓은 일본의 우주부문 성장의 자부심이었다.
최근 몇 년간 JAXA는 여러 발사체와 우주선에서 실패를 맛봤다. 지난해 7월 노시로 로켓 시험 센터에서 비슷한 폭발이 발생했다. 당시 점화 장치의 금속 부분 일부가 녹아 흩어지면서 엔진을 덮고 있던 용기의 단열재가 손상돼 연료에 불이 붙었다. 폭발의 여파로 실험장도 크게 파손됐다. JAXA는 점화 장치를 단열 가공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이번 재시험을 시도했다.
JAXA의 엡실론 로켓은 재작년에도 첫 궤도 발사 중 실패했다. 야심작인 대형 H3 로켓은 작년 3월 첫 시험 비행에서 쓴맛을 봤고, SLIM 달 착륙선은 올해 1월 달에 뒤집힌 상태로 착륙해 임무가 중단됐다. 도쿄에 본사를 둔 민간 기업 스페이스 원이 만든 로켓은 3월에 발사 후 몇 초 만에 폭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