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최근 촬영한 솜브레로 은하 이미지. / NASA, ESA, CSA
길쭉한 타원형의 '솜브레로(Sombrero) 은하'가 환상적인 모습을 처음 드러냈다. 밝은 중심부와 바깥쪽 두꺼운 먼지층이 마치 솜브레로 모자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멕시코의 전통 모자인 솜브레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문학자들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솜브레로 은하의 놀라운 이미지를 포착했다고 스페이스닷컴 등이 전했다. 솜브레로 은하는 '메시에 104(M104)'로도 알려져 있다. 제임스웹의 운용은 NASA가 주도하지만, 유럽 우주국(ESA)과 캐나다 우주국(CSA)이 국제 협력 프로젝트로 참여한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이미지와 다른 눈부신 적외선 이미지는 제임스웹의 중적외선 장비(MIRI)가 잡아냈다. 중적외선은 은하의 먼지 구름을 투과해 내부 구조와 물질 분포를 세밀히 관찰할 수 있다. 새 적외선 이미지에서 솜브레로 은하의 캡(모자의 뚜껑) 부분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훨씬 덜 밝게 빛나기 때문. 또한 외부 고리가 처음으로 선명하게 적외선 관측됐다.
솜브레로 은하(M104)는 지구로부터 약 30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에 위치하며, 안드로메다 은하보다 10배 이상 멀리 떨어져 있다. 1781년에 처음 발견된 이 은하는 가로 길이가 약 5만 광년으로 은하수와 비슷한 크기다. 솜브레로 은하는 인근 은하 중 가장 큰 초대질량 블랙홀을 갖고 있으며, 질량은 900억 태양 질량에 달한다. 또한 은하수보다 훨씬 많은 약 2000개의 구상성단을 보유하고 있다.
제임스웹 이미지에서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분자가 감지됐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별 형성 초기 단계와 연결된다. 그러나 솜브레로 은하의 낮은 가스 밀도와 고리 구조는 별 형성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기도 한다.
이런 까닭에 이 은하의 고리는 해마다 태양 질량 1개 미만의 별을 생성한다. 솜브레로 은하는 은하수의 태양 질량 2개의 별 생성과 대조된다. 높은 별 형성 속도로 '스타버스트(starburst)'가 잦은 일부 은하와 달리, 저광도 활동성 은하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물질 흡수 활동보다는 조용한 방출 현상을 보인다. 한마디로 비교적 조용하다는 이야기다.
솜브레로 은하는 독특한 모습만큼이나 우주의 다양한 비밀을 품고 있다. 이번 웹망원경의 관측은 이 은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앞으로 우주 탐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