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행성 '류구' 샘플에
지구 미생물이 가득?

연구팀 "지구 대기에 노출된 뒤 유기물 번식하기 시작"

하야부사 2호가 포착한 류구 소행성의 이미지와 그 샘플, 샘플에서 얻은 박테리아 이미지. / NASA, JAXA 

 

소행성 '류구(Ryugu)'. 일본이 탐사하고 샘플을 채취해와 화제가 되었던 소행성이다. 일본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류구'에서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샘플에 지구 미생물이 넘쳐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측량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소행성이라고 불릴만큼 의미가 큰 발견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19년 7월 지구에서 약 3억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 하야부사2 탐사선을 보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왔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연구팀은 류구 소행성 샘플에서 지구 미생물을 발견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운석&행성과학(Meteoritics & Planetary Science)'에 실렸고 이를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미생물들은 바위에 나타나 시간이 지나며 퍼져나갔고 마침내 죽어버렸다"며, "미생물 수의 변화는 이들이 살아있는 미생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생물들은 분석 직전에 표본에 서식하기 시작했고, 그 기원이 지구에서 유래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JAXA의 하야부사 2호가 촬영한 소행성 류구의 모습. / JAXA

 

연구팀은 또 해당 유기물질이 필라멘트 미생물이라고 분류했다. DNA 연구 없이 정확한 유형을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그들은 바실러스(Bacillus)와 같은 박테리아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유는 이들은 특히 토양과 바위에서 매우 흔한 필라멘트 미생물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 미생물이 외계 물질에서도 대량 서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먼 우주에 있는 소행성 류구에도 지구 미생물과 같은 유기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연구팀은 소행성 샘플에서 지구 미생물과 유사한 물질이 존재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샘플 준비 전 나노-X선 컴퓨터 단층촬영을 했는데, 미생물은 보이지 않았다"며, "개체군의 변화는 바위가 대기에 노출된 후에야 나타났고, 지구로 돌아온 지 1년이 넘은 후에야 나타났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소행성 샘플은 지구 대기에 노출시킨 지 일주일 만에 11개의 미생물이 표면에 존재했고 일주일 후, 지구 미생물의 개체 수는 147마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바위 안에서 지구 미생물을 발견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 보통 운석 표본을 연마하는데, 미생물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그렇지만, 미생물 포자 하나만 있어도 대량 서식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류구 소행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지구 미생물의 강인함과 지구에서 발사된 우주선과 탐사 로버가 타 행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지구 미생물이 외계 물질에서 쉽게 대사하고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의 연구 결과는 우주 탐사가 우주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지구 미생물이 빠른 대량 서식에 능숙하다는 것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류구와 베누의 샘플을 계속 연구하면서 지구 박테리아의 '외계 오염'에 대해 규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