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는 소행성, 행동은 혜성!
수수께끼 '암흑 혜성' 더 찾았다

NASA 과학자들, 7개 추가 발견... 외부·내부 두 개체군 확인

2017년에 발견돼 ‘암흑 혜성’의 개념 정립에 기여한 성간 천체 ‘오우무아무아’. /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외형은 소행성(asteroid) 같지만 태양 근처에서 가속하는 혜성(comet)처럼 행동하는 천체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낯선 하늘의 물체는 수수께끼 같은 '암흑 혜성(dark comet)'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 과학자들이 기존에 알려진 암흑 혜성 7개에 더해 새로운 7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모두 14개의 암흑 혜성이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현지시간 9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신비로운 천체들의 개체군은 궤도와 크기에 따라 두 개(외부, 내부)로 나뉜다고 기즈모도 등 주요 우주 매체가 전했다.

 

암흑 혜성은 혜성의 대표적인 특징인 코마(coma,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구름)가 감지되지 않는 활동 정지 상태의 작은 천체다. 또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비중력 가속도를 보이며 표면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매우 어둡다. 첫 번째 암흑 혜성은 2016년 소행성 '2003 RM'에서 관측됐다. 일반적인 궤도와 다른 움직임을 보여 특이한 사례로 분류됐다. 이후 1년 뒤 성간 천체 ‘오우무아무아(Oumuamua)’가 태양계를 통과하면서 암흑 혜성의 존재 가능성이 더 주목받았다. 당시 오우무아무아는 길쭉한 형태를 드러낸 채 태양에서 멀어지며 혜성과 같은 가속 운동을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암흑 혜성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외부 암흑 혜성은 목성족 혜성과 비슷한 타원형 궤도를 가지며 크기가 비교적 크다. 반면 내부 암흑 혜성은 태양계 내부에서 원형에 가까운 궤도로 이동하며 크기가 더 작다.

 

PNAS 논문의 주저자인 미시간주립대의 대릴 셀리그만은 “이제 암흑 혜성을 구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많은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암흑 혜성의 궤도 체류 시간이 약 1000만 년으로 태양계의 긴 역사와 비교하면 매우 짧아 연구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다른 연구에 따르면, 근지구물체의 약 60%가 암흑 혜성일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한때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한 주요 소행성대에서 더 큰 천체의 일부였으나, 이후 분리되어 지구 가까이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암흑 혜성이 지구에 생명 탄생에 필요한 물질을 전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얼음을 포함한 암흑 혜성이 태양계 내부로 물을 운반했을 것으로 보여, 암흑 혜성은 태양계의 생명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기즈모도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