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해 근접비행을 하고 있는 '파커 태양 탐사선 이미지. / NASA, Johns Hopkins APL
"드디어 태양을 만졌다."
'Touch the Sun!' 미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파커 태양 탐사선이 태양을 스쳐며 코로나 속을 비행하고도 살아 남았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가 태양에 역대 최근접 비행을 하고 살아남았다. 역사상 그 어떤 우주선보다 태양에 가깝게 날아간 역사적인 크리스마스 이브 태양 근접 비행 이틀 후, 자동차 크기의 탐사선이 태양에서 수성까지 거리의 거의 10분의 1까지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는 비행을 성공했고, 그 직후 지상의 연구팀으로 '안전생존 신호(beacon tone)'를 보냈다.
파커 탐사선은 미국시간 목요일 26일 심야에 간단하지만 확실한 신호음을 지구로 보냈다. "지구의 과학자들은 우주선이 태양에 접근한 뒤 자동 비행을 시작한 12월 20일 이후로 연락이 끊겼기 때문에 이 신호는 우주선이 생존했으며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중요한 확인신호로 판단하고 있다"고 NASA는 27일 이른 아침, 파커 탐사선 미션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메릴랜드주 로렐에 있는 존스홉킨스 응용 물리학 연구소(APL)의 미션운영팀도 12월 26일 심야에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파커 탐사선은 1월 1일 새해 첫날에 더 자세한 상태 업데이트를 지구로 전송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이 메시지를 통해 탐사선이 실제로 비행 중에 태양에 대한 특별한 관측 정보를 수집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탐사선의 운영상태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운영팀은 밝혔다.
파커 탐사선이 태양으로부터 안전한 거리까지 멀어지려면 1월말은 되어야 한다. 그때 주요한 태양 이미지와 과학 데이터들을 전송하게 된다.
파커 솔라 프로브의 신호음을 받은 이후, 그 이전의 상황을 재구성하자면 이렇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미국 동부표준시 오전 6시 53분경(한국시간 오후 8시 53분), 탐사선은 태양 표면으로부터 380만 마일(610만km) 이내로 급강하했다. 무려 시속 43만 마일(69만km)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인간이 만든 가장 빠른 물체로서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거야 말로, 완전히 해낸 순간이다" NASA 과학임무 담당 부국장 니콜라 폭스는 그 비행의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파커 탐사선이 살아남았다는 것은 최대 화씨 1800도(섭씨 980도)의 뜨거운 열기를 견뎌냈다는 의미. 탐사선의 4.5인치 두께 열 차단막은 최대 화씨 2500도, 섭씨 1371도를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그 차단막이 제 기능을 다해줬다는 뜻이다.
2018년 발사 이후, 파카 태양 탐사선은 태양의 표면에서 멀어질수록 가장 바깥층인 코로나가 표면보다 수백배 더 뜨거운 이유를 밝히는 자료들을 제공해 왔다. 이번에 자체적으로 빛과 열을 내는 '별'에 가장 근접한 탐사선으로서 파커가 보내올 데이터들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아마도 태양의 플라즈마 기둥 사이를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파커 탐사선이 새해에 보내올 자료들에 과학자들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파커 탐사선은 이미 비행 도중에 만난 혜성이 클로즈업 사진을 보내왔고, 지구의 쌍둥이 별이라고 불리는 금성에서 물의 상태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밝히는 단서를 던져주기도 했다. 2025년 인류에게 보내지는 우주의 첫 새해인사는 아마도 태양에서 날아올 것만 같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