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이 면밀히 관측 중인 자기장 약화 지점 ‘남대서양 변이’. / NASA Goddard
남대서양 변이는 해마다 범위가 넓어지고 악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ESA유튜브 캡처
지구 자기장은 지구를 둘러싼 거대한 자석으로, 태양풍과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중요한 방어막이다. 공기나 오존층처럼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평소 그 중요성을 체감하기 어려울 뿐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자기장과 관련된 '남대서양 변이(South Atlantic Anomaly, 이하 SAA)'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사이언스얼러트가 현지시간 29일 보도했다. 남미와 남서 아프리카 사이 지표 밑 4만 마일(약 6만4374km)에 위치한 SAA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는 경보다.
문제는 SAA의 자기장이 평균적인 지구 자기장보다 약하다는 점이다. SAA는 흔히 '덴트(dent)'나 '우주의 포트홀(pothole)'로 비유된다. 마치 표면이 움푹 파인 듯한 형태로 기능이 손상된 지점이란 뜻이다. 지구 저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 ISS 등 우주선과 위성 등에는 요주의 지역이다. SAA를 통과할 때 인공물체의 기술 시스템이 단절되거나 오작동할 수 있어서다.
NASA는 SAA를 정밀 모니터링하면서, 기술적 위험을 완화하고 지구 자기장의 이상 현상을 연구할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SAA는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독립적인 최소 자기장 중심으로 분열 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구 자기장은 외핵 내부의 용융 철의 소용돌이에서 발생하는 전류로 생성된다. 그러나 아프리카 대륙 지표 아래 약 2900km에 위치한 고밀도 암석 저장소가 SAA의 자기장 생성을 방해해 강도가 약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SAA는 지역적으로 반대 극성을 가진 세력이 강하게 성장하면서 주변 지역보다 자기장 강도가 매우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기장에도 북극과 남극이 있어 나침반의 N극이 가리키는 곳이 북극, S극이 가리키는 곳이 남극이다. 당연히 지리적 북극과 남극과는 다르다. 자기장은 고정돼 있지 않고 북극과 남극의 위치도 서서히 이동한다.
최근 200년 동안 지구 자기장은 평균적으로 약 9% 약해졌다. 현재 상태는 지난 10만 년 중 가장 강력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약화가 진행되고 있다. SAA의 자기장은 1970년부터 약 2만4000nT(나노테슬라)에서 2만2000nT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2020년에 SAA에 첫 경고를 발령했지만,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4년새 이 지역의 자기장 약화가 7% 더 증가했다.
올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해마다 약 20km씩 이동 중인 SAA가 자기장 변화로 오로라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ASA 과학자들은 "SAA는 느리게 이동하지만 형태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