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개 넘는 '우주 쓰레기'
우주 임무, 위성, 인터넷 위협한다

NASA-ESA “물체 충돌→잔해→더많은 충돌, 악순환 '케슬러 증후군' 우려"

지구를 둘러싼 우주 쓰레기 이미지를 컴퓨터가 생성했다. / ESA

 

2016년에 발사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던 인텔샛 33e 위성. 보잉에서 제작하고 룩셈부르크의 인텔샛이 운영하던 인텔샛 33e 통신 위성이 2024년 10월 궤도에서 폭발했다. 당시 미국 우주사령부는 사고 위성이 약 20개 조각으로 분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텔샛 33e 폭발 사건은 이미 혼잡한 저궤도에서 우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과학매체 어스닷컴의 12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우주 잔해의 증가가 우주 탐사에 실제적 위협이 되는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과학자들이 1978년에 도입한 '케슬러 증후군'은 궤도에서 물체 간 충돌이 잔해를 생성하고, 늘어나는 잔해가 더 많은 충돌을 부르는 연쇄 반응을 뜻한다. 이러한 연쇄반응은 우주 비행사의 탐사 임무와 위성 손상뿐만 아니라 위성 인터넷까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도 잔해를 피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피 기동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궤도(LEO)는 지구에서 160~2000km에 위치한다. 이 지역은 통신, 기상 예측, 지구 관측에 이상적이기 때문에 우주정거장과 위성이 가장 많이 배치돼 있다. 현재 지구 궤도에는 1만 개 이상의 활성 위성이 있으며, 그중 약 6800개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다.

 

우주 잔해가 늘면서 위성과의 충돌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인공 물체를 파괴하는 실험도 있었다. 러시아는 2021년 자국 위성 파괴 실험으로 1500개 이상의 추적 가능한 잔해를 생성한 바 있다.

 

유럽우주국 ESA는 고철 위성을 수거하고 대기권으로 재진입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위스 스타트업 클리어스페이스(ClearSpace)와의 협업이 그 사례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잔해 추적 및 완화는 여전히 과제다. ESA는 현재 직경 10cm 이상의 잔해를 4만500개 이상으로, 직경 10cm 이하(추적 불가) 잔해는 수백만 개로 추정한다.

 

전문가들은 국제 협력과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유엔의 '미래를 위한 협약(Pact for the Future)'은 우주 쓰레기 문제를 다루기 위한 틀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실행까지는 머나먼 얘기다.

 

2025년 새해를 맞아 더 활발한 우주탐사 활동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저궤도에 더 많은 위성이 발사됨에 따라 충돌 위험과 케슬러 증후군의 가능성 또한 커지고 있는 현실. 우주 탐사와 위성 서비스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미래를 피하려면 지금부터, 즉각적이고도 실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