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처럼 민첩한 中 '로봇 개'
우주 탐사 '게임 체인저'?

하얼빈대학 연구팀 개발... 소행성 표면에 배치 땐 세계 첫 시도

에스토니아 탈린 공과대학(탈테크) 연구팀이 최근 습지에서도 작동하도록 개발한 '로봇 개'와 중국의 로봇기업 유니트리가 만든 'B2W 로봇 개'. 우주를 포함한 험지에서 로봇개를 활용한 연구과 탐사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 TalTech, SCMP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 AI가 로봇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스페이스X의 초거대 우주선 스타십의 지구 귀환 때 발사대에서 포획하는 '로봇 팔'을 비롯, '로봇 팔'이 장착된 진공청소기 신제품도 'CES 2025'에서 첫선을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장에 투입된 '로봇 개(robot dog)'에 이어 우주 탐사에도 '로봇 개'가 활용될 전망이어서 관심이 뜨겁다.

 

중국 과학자들이 개발한 '로봇 개'가 우주 탐사와 소행성 채굴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이름은 개지만 고양이처럼 움직이는 이 로봇은 독특한 이동 시스템을 통해 극한의 조건에서도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과학자들은 강화 학습 AI 모델을 활용해 로봇의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이 '로봇 개'는 저중력 환경에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전통적인 4족 보행 로봇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네 다리가 협조해 균형을 유지하고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로봇이 소행성에서 탐사 이동 때 작은 실수라도 하면 심각한 손상을 입거나 우주에서 고립될 수도 있다. 그러나 '로봇 개'는 저중력 상황에서도 점프 후 공중에 약 10초간 부양이 가능하다.

 

기존 로봇의 다리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움직임은 '자이로스코프 효과(gyroscopic effect)'로 인해 안전한 착륙을 방해할 수 있다. 자이로스코프 효과는 빠르게 회전하는 물체가 외부의 힘에 대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말한다. 하얼빈 공과대학의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복적인 AI 훈련을 통해 모든 다리를 동시에 사용해 점프 중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로봇 개'가 실제 배치된다면, 태양계 내 소행성의 표면을 탐사하는 최초의 장비가 된다. 인류는 2001년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니어 슈메이커(NEAR Shoemaker)' 프로그램 이후 소행성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왔지만, 기존의 탐사선들은 소행성 표면에서 이동할 수 없었다. 당시 니어 슈메이커는 에로스(433 Eros)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해 인류 우주 탐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반면 이 로봇은 소행성 표면을 자유롭게 탐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공중에서 떨어질 때 몸을 비틀어 착지하는 고양이에서 영감을 받은 이 로봇은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주에서 장시간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도 매우 적은 컴퓨팅 파워로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 개'는 몇 가지 눈에 띄는 특성 덕분에 소행성 탐사와 우주자원 채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