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차례로 발사될 예정인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이 발사대에 대기하고 있다. / Blue Origin, SpaceX
1월 13일로 시작되는 새해 세번째 주간은 우주탐사 로켓발사의 '빅 위크'다. 두개의 메가로켓이 잇따라 발사되고, 달 착륙선을 2개 싣고 팰컨9 로켓도 발사된다.
▶블루 오리진, 뉴 글렌 13일 발사는 포기
먼저 출발선에 서있는 선수는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New Glenn)' 로켓이다. 발사 목표는 오늘 13일 월요일이다. 미국 동부표준시로 오전 1시,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3시에 발사할 예정이었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되는 이 대형 로켓은 3시간 동안 열리는 발사창 시간대에 발사하면 되기 때문에 발사창이 열리고 난 뒤 수많은 사람들이 긴장 속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블루 오리진은 발사를 조금씩 늦추기 시작했다. 오전 2시 7분, 2시 27분, 2시 48분, 3시 15분으로 거듭 발사 목표를 늦추다가 마침내 3시 10분경, 이날의 발사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몇 차례 연기된 뉴 글렌 발사 최대변수는 날씨였다. 착륙할 예정인 대서양의 날씨가 험했기 때문인데, 이날은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이번엔 발사 시스템의 문제가 발생했다. 블루 오리진은 소셜미디어 X에 "오늘의 발사 시도를 중단하고 우주선 하위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 발사 시도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 오리진도, 생중계를 진행하던 팟 캐스트 측도 구체적인 시스템 문제의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음 발사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까운 기일내 잡힐 가능성이 있다. 시간대는 여전히 오전 1~4시 사이가 될 전망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며칠내 다시 발사를 시도한다면, NG-1 임무로 명명된 뉴 글렌 로켓은 첫 비행에서 실제 위성 대신 '블루 링 패스파인더'를 탑재하고 출발한다. 여러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장비 패스파이더에는 약 2만 411kg의 모의 탑재체가 실린다. 이번 데뷔는 로켓과 국가안보우주발사를 위한 첫 번째 인증 기회다.
거의 10년 동안 개발돼 온 뉴 글렌은 원래 2020년에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엔진 문제로 수년간 지연됐다. 지난해 일련의 테스트를 통과한 뉴 글렌은 높이 98m, 지름 7m로 유연한 중량 로켓으로 설계됐다. 운반 능력은 정지궤도로 최대 13톤, 저궤도로 최대 45톤이다. 재사용 가능한 로켓 1단계는 최소 25회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 스타십 발사 15일로 연기
같은 날인 13일 오후 발사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15일로 7차 시험비행이 연기됐다. 15일 오후 5시에 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시간으로는 16일 오전 7시. 라이브 웹케스는 발사 35분전부터 시작된다. 발사 장소는 스페이스X의 스타베이스. 텍사스주 보카치카 비치에 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 발사 페이지를 통해, "7차 시험비행은 엄청나게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세대의 우주선으로 탑재체 배치 실험과 수차례 대기권 재진입 실험, 포획 및 재사용 등의 실험을 하게된다"고 발표했다.
지상 최대의 로켓 스타십은 지난해와 2023년에 걸쳐 6차례의 시험발사를 진행했으며, 이번 7차 발사는 당초 10일로 잡혔으나, 13일로 연기됐다 다시 15일로 연기됐다.
스페이스X는 이번 비행 테스트에서는 스타십 상부 단계에 대한 계획된 업그레이드 블록이 처음 등장하여 안전성과 성능을 크게 향상했고, 우주선의 전방 플랩은 크기가 축소되고 차량 팁과 열 차단막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동하여 재진입 때 열에의 노출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우주에서 비행하는 동안, 스타십은 위성 배치 임무의 첫번째 훈련으로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과 크기와 무게가 비슷한 10개의 스타링크 시뮬레이터를 배치할 예정. 스타링크 시뮬레이터는 스타십과 동일한 궤도에 있다가, 인도양으로 스플래시다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주에 있는 동안 랩터 엔진의 재점화도 계획되어 있다.
▶15일 2개의 달 착륙선을 실은 팰컨9 발사
1월 15일에는 또다른 역사적인 로켓 발사가 먼저 예정되어 있다. 이름하여 ‘더블 문 미션(Double Moon Mission)’이다.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는 두 대의 착륙선이 장착된다. 각각 미국과 일본 기업이 제작한 민간 달 착륙선이다. 미국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의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와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의 달 착륙선 ‘레질리언스(Resilience)’다.
2개의 달 착륙선을 실은 팰컨9 로켓은 미국 동부표준시 15일 수요일 오전 1시 11분(한국시간 오후 3시 11분)에 플로리다에 있는 NASA 케네디 우주센터의 발사단지 39A에서 이륙하여 달로 발사될 예정이다. 파이어플라이 쪽에서 '하늘의 고스트 라이더'라고 이름 붙인 이 미션에서, 발사 후 블루 고스트는 지구 궤도를 도는 데 25일을 보낸 후 엔진을 점화해 달로 향하는 통과 궤도에 올려지게 된다. 블루 고스트는 16일간 달 궤도를 돌면서 달 표면에 착륙할 준비를 하게 된다. 목적지는 고대 소행성 충돌로 형성된 폭 460마일(740km)의 거대한 현무암 평야인 '마레 크리시움(위기의 바다)'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착륙 후 30분 이내에 착륙선은 달 표면에서 첫 고화질 이미지를 전송하기 시작한다. 블루 고스트는 달의 밤이 시작되기 전까지 14일간 머물게 되며, 달의 황혼도 포착하게 된다.
블루 고스트가 성공적으로 착륙하면 달 표면에 도달하는 두번째 CLPS 임무가 된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첫번째 IM-1 오디세우스 착륙선이 2024년 2월 22일 말라퍼트-A 분화구 근처에 착륙해 세계 첫 민간기업 달 착륙을 기록한 바 있다. 오디세우스보다 한 달 먼저, 아스트로보틱 페레그린 착륙선이 달에 도달하려고 시도했지만 밸브 결함으로 인해 치명적인 추진제 누출이 발생해 착륙에 실패했다. 페레그린은 결국 지구로 돌아와 지구 대기권에서 불타 사라졌다.
한편, 아이스페이스의 착륙선 '레질리언스'는 팰컨9에서 분리된 뒤 비행 방식을 블루 고스트와 달리해 이르면 5월 말 달에 도착, 착륙에 성공하면 일본 민간기업으로는 첫 사례가 된다. 착륙선은 로켓 발사 후 4개월 반 뒤에 달의 주회궤도에 진입, 고도 약 100㎞에서 달 표면으로 하강한다. 착륙 후에는 탐사차 '테네시아스'를 선체 밖으로 내보내 원격 조작을 통해 레골리스로 불리는 달 표면의 모래와 돌을 채취할 계획이다.
아이스페이스는 채취한 레골리스의 소유권을 미 항공우주국(NASA)에 양도하기로 계약했으며, 만약 성사되면 일본 기업이 우주자원 상거래를 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