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 직전에 흔들리는 백색 왜성과 초대질량 블랙홀 일러스트. / NASA, Sonoma State University, Aurore Simonnet
천문학자들이 초대질량 블랙홀 1ES 1927+654에서 신비로운 X선 섬광을 관측했다고 MIT뉴스가 현지시간 13일 보도했다. 지구에서 1억 광년 떨어진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 백만 개에 맞먹는다.
최근 MIT 연구팀은 블랙홀에서 나오는 X선 섬광의 빈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을 포착했다. 섬광은 2년 동안 18분마다 한 번에서 7분마다 한 번으로 늘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지금까지 관측된 블랙홀에서는 없던 일이다. 연구자들은 이 현상의 원인을 백색왜성(white dwarf)에서 찾고 있다.
1ES 1927 블랙홀은 과거 몇 년 동안 천문학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MIT 연구팀은 2018년 블랙홀의 코로나(뜨거운 플라스마 구름)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한 바 있다.
백색왜성은 죽은 별의 밀도가 높은 핵으로, 블랙홀 주위를 공전하며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블랙홀의 가장자리를 의미하는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 들어서면 빛조차 탈출할 수 없다. 이 가설이 맞다면, 백색 왜성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떨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연구팀은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리는 미국 천문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해당 내용은 네이처(Nature) 저널에 게재할 예정이다. 백색왜성이 섬광의 원인이라면, 중력파도 방출될 것이며 NASA의 '레이저 간섭계 우주안테나(LISA)'와 같은 차세대 관측소에서 감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린 카라 MIT 부교수는 이러한 새로운 검출기가 수 분 단위의 진동을 감지하도록 설계되었음을 강조했다.
에린 카라 MIT 부교수와 MIT 물리학과 대학원생 메건 매스터슨은 2018년 블랙홀 관측팀의 일원이었고, 당시 코로나가 어두워졌다가 재구성되는 과정을 목격했다. 이들은 유럽우주국(ESA)의 XMM-뉴턴을 통해 블랙홀의 X선이 증가하는 빈도로 맥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X선 맥동 현상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