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하늘을 스캔해온 가이아 우주선 그래픽. / ESA
은하수, 즉 우리 은하의 역대 최대 지도를 완성한 유럽우주국 ESA의 '가이아(Gaia) 우주선'이 10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곧 퇴역한다. 2014년 7월 24일부터 시작된 은하 매핑 임무는 3조 개 이상의 관측 데이터를 수집해 20억 개 이상의 별과 천체를 관측했다.
가이아의 데이터에 힘입어 정확하고 최대 규모의 은하계 지도가 나왔고, ESA는 이를 두고 "하늘 스캔 단계를 완료했다"고 평가했다고 기즈모도 등 과학기술 미디어들이 현지시간 15일 보도했다.
가이아의 관측 결과, 우리 은하는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덜 뚜렷한 여러 개의 나선팔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인 궁수자리 A*가 은하 팽대부의 밝은 얼룩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은하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가이아 데이터는 우리 은하에서 흥미로운 천체들을 많이 발견했다. 지난해 4월 지구에서 약 2000광년 떨어진 곳에서 가장 무거운 항성 질량 블랙홀을 찾아냈다. 또한 우리 은하와 다른 은하 간의 상호작용이 수십억 년 늦게 발생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로써 기존의 은하 진화 이론에 혼란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이아는 15만 개 이상의 소행성 궤도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100만 개 이상의 퀘이사(준항성체)의 3차원 지도를 작성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퇴역을 앞둔 가이아는 우주 관측과 천문학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는 평가다.
가이아 프로젝트 과학자팀은 "가이아가 과학 데이터 수집을 마쳤으나, 다음 데이터 릴리스(공개)를 통해 추가적인 발견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데이터 공개는 최소 500테라바이트(500조 바이트)의 데이터를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500테라바이트는 고화질 사진 수십억 장을 저장할 수 있는 엄청난 용량이다. 가이아는 지금까지 500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했는데, 이는 우주선 관측 5.5년 동안의 데이터에 불과하다.
연료가 거의 바닥난 가이아는 최종 궤도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ESA에 따르면, 2013년 12월 19일 발사된 가이아는 매일 약 12g의 냉가스를 사용해 정밀하게 회전한다. 1만 5300회 우주선 회전을 위해 55kg의 냉가스를 사용한 셈이다. 가이아는 3월 27일 전기적으로 비활성화되어 다른 우주선과의 간섭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가이아는 태양-지구 L2 라그랑주 점 주위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향후 몇 주 동안 최종 기술 테스트만 남겨두고 있다. ESA는 가이아가 미소 유성체와 태양폭발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강력한 성능으로 임무를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2016년 첫 가이아 데이터 발표 이후 2025년 초까지, 가이아의 카탈로그는 5억8000만 회 넘게 조회되고 1만3000편 이상의 과학 논문이 발표됐다고 ESA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