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대의 로켓인 스타십의 7차 시험비행이 17일 오전에 진행됐다. 122m짜리 로켓이 힘차게 발사되고 있다./ spaceX, space.com
새해의 첫달 1월에 줄줄이 이어진 로켓발사 대형 이벤트를 마무리하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7차 시험비행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사실, 안타까운 부분이 더 큰, 상처 많은 발사였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 착륙선과 화성 탐사선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지상최대의 로켓인 스타십(Starship). 무려 122m에 달하는 크기에 2단계 우주선인,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메가로켓인 스타십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7시 37분, 텍사스 남부 스페이스X의 발사기지인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됐다. 미국 동부표준시 16일 오후 5시 37분의 일이었다.
스페이스X, 스페이스닷컴 등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7차 시험비행에서 발사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자, 연구관계자들의 박수갈채를 뒤로 하고 거대 우주선은 노랗고 붉은 불길을 쏘아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날 이벤트의 첫 하이라이트는 6분이 조금 넘으면서 시작됐다. 5차 시험발사에서 첫 선을 보이고 성공적으로 끝마친 바 있는, 젓가락 팔 메카질라(Mechazilla)로 거대한 부스터 로켓을 포획해 착륙시키는 것. 획기적으로 로켓 재사용 효율을 높이는 이 엄청난 착륙방식이 다시 한번 재현되자 숨죽이고 지켜보던 연구팀, 발사관계자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33개의 랩터 엔진으로 가동되는 슈퍼 헤비만으로도 높이 70m에 달한다.
그 이후에도 2단계 우주선 스타십(the Ship)의 비행은 계속되었고 발사 8분 30초쯤 뒤, 스타십의 6개 랩터엔진의 가동을 진행할 때,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 엔진에 문제가 생기는 듯하면서 바로 통신이 두절됐다. 그 상태가 지속됐고, 스페이스X 측은 "스타십을 잃었다"고 공식 인정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스타십은 공중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에 공개된 뉴스와 X의 동영상들에는 유성우처럼 불꽃 무더기가 지상으로 추락하는 장면들이 담겨 있다.
강력한 슈퍼 헤비 로켓부스터가 메카질라 젓가락 팔에 포획되며 안착했다. 그리고 2분쯤 후, 2단계 스타십의 통신이 두절됐다. / spaceX, space.com
슈퍼 헤비 로켓부스터의 엔진이 다 멈추고 조용히 포획되어 있는 장면이 중계되는 도중, 갑자기 화면의 우측하단 스타십의 속도와 고도를 알려주는 숫자들이 고도 146km, 속도 21317km/h에서 멈춰 움직이지 않기 시작했다. 8분 30초가 조금 안된 시간. 2단계 우주선 스타십의 통신이 끊긴 순간이다.
탑승 탑재 공간을 갖고 있는 우주선 스타십은 원래 66분 정도 지구를 돌다가 호주 서부 해상의 인도양에 부드러운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본격적 우주선 재사용을 위한 첫 시도가 될 예정이었으나, 그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것이다.
스페이스X 측은 "비행 시작 후 8분 30초만에 우주선과의 연락이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우주선을 잃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중계를 맡은 엔지니어들은 우주선과 연락이 끊길 무렵에 우주선의 주된 엔진이 꺼지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분명히 모든 데이터를 검토해야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앞으로 며칠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2024년에 걸쳐 진행된 6차례의 시험비행(2023년 4월과 11월, 지난해 3월과 6월, 10월, 11월)에 이은 이번 7차 시험비행은 크게 보아 3가지 중요 포인트가 있는 비행. 첫째는 1단계 거대 부스터인 슈퍼 헤비의 젓가락 팔 포획 착륙을 재현하는 것이고, 둘째는 새로운 버전으로 제작된 2단계 우주선 스타십의 재사용 실험, 셋째는 스타십이 1시간여 비행하는 동안 모형 인공위성 등 탑재물을 우주에 분리시키는 실험이다.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X에 리포스트한 동영상에 폭발한 스타십의 잔해가 낙하하는 것이 보인다.
이번 시험발사는 첫번째 단계의 슈퍼 헤비 재사용을 위한 포획방식의 착륙은 확실하게 입증 받았지만, 2단계 우주선을 잃음으로써 절반의 성공이 되었다. 뉴 제너레이션이라고 불러 줄 수 있는 새 스타십의 다양한 기능 업그레이드가 확인해 볼 겨를도 없이 실패로 끝난 부분은 앞으로 스페이스X에게 커다란 도전 과제를 남겨주었다.
새로운 형태의 스타십은 아르테미스 3호 미션에서 달 착륙선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에 맞춰 대기권 재진입과 다양한 임무 수행능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스페이스X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