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희생을 기억합니다
우주탐사에 목숨 바친...

NASA, 1월 23일 '메모리얼 데이' 행사 열어
아폴로1호, 챌린저, 컬럼비아호 승무원 기려

스스로 목숨 건 도전에 나섰다 산화한 컬럼비아호 탑승자들을 기리는 묘비에 23일 '추모의 날'을 맞아 꽃이 놓였다. / NASA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세상, 우주로의 여행과 탐사는 모험적이다. 목숨을 건 모험이다. 그 모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용기와 헌신, 도전정신의 표상이다. 그들이 있어, 오늘날의 달 탐험과 우주 여행이 가능해졌다. 그들 중에서는 실제로 목숨을 바친 사람들도 있다. 전세계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야심차게 발사된지 1분 조금 넘은 시간에 폭발하면서 길고 하얀 연기를 남기고 산화한 챌린저호도 그 중 하나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1월이 되면 그들을 기리는 날을 마련한다. 올해도 마찬가지. 현지시간 23일 NASA는 아폴로1호와 우주왕복선 챌린저, 컬럼비아호 승무원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NASA Day of Remembrance 2025'.


NASA는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KSC)와 휴스턴의 존슨 우주센터를 포함한 전국 여러 시설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1967년 1월 아폴로 1호 발사, 1986년 1월 챌린저 우주왕복선 폭발, 2003년 2월 컬럼비아 우주왕복선 참사 등 NASA의 3가지 우주 비극으로 인해 희생된 생명을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

켈빈 매닝 KSC 부국장은 이날 행사에서 "수십 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 생생하게 비극적 사고들을 기억하고 거기서 교훈을 얻고 있다"면서 "새로운 대담한 모험을 시작할 때조차도 이러한 엄숙한 기억을 항상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새로운 세대의 우주 탐험가들은 안전과 우수성을 헌신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그들의 발자취를 따르고 그들의 희생을 기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NASA가 매년 1월말에 '추모의 날'을 개최하는 이유는 3가지 대형참사가 모두  1월말과 2월초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폴로 1호에 시험차 탑승했다 화재로 숨진 3명의 우주비행사들. / NASA

 

아폴로 1호의 화재는 1967년 1월 27일 팀원들이 지상에서 임무 지휘 모듈을 테스트하던 중 발생했다. 당시 아폴로 1호의 3명의 우주비행사 로저 채피, 에드 화이트, 거스 그리섬은 우주선 내부 화재로 모두 사망했다. 우주비행사 3명은 실상황과 같은 기체 점검을 위해 우주선에 탑승했다. 당시 우주선에는 공기 누설이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농도 산소가 주입된 상태였다. 그런데 내부 전기배선 일부의 피복이 벗겨진 상태에서 불꽃이 발생했고, 인화성이 높은 고농도 산소로 인해 우주선 내부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면서 승무원 전원이 탈출하지 못한 채 희생됐다. 이들의 희생이 있고 2년 반이 지난 뒤, 아폴로 11호가 역사적인 달 착륙에 성공하게 된다. 

 

발사 73초 뒤 폭발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와 함께 산화한 7명의 우주인들. / NASA

 

챌린저호는 1986년 1월 28일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면서 탑승한 7명의 우주비행사가 모두 희생됐다. 딕 스코비, 마이클 스미스, 주디스 레스닉, 로널드 맥네어, 엘리슨 오니즈카, 그레고리 자비스, 크리스타 매콜리프, 이렇게 7명의 우주인이 화염 속으로 사라졌다. 열번째 발사된 챌린저호의 미션 중 하나는 우주에서 학교강의를 진행하는 것. 그래서 초등학교 과학교사 매콜리프가 1만1000대 1의 경쟁을 뚫고 우주인으로 선발돼 챌린저호에 탑승했다. 그녀의 도전적인 스토리와 안타까운 죽음이 알려지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보름간의 우주 미션을 마치고 귀환하던 중 컬럼비아호와 함께 스러져간 7명의 우주비행사들. / NASA 


2003년 2월 1일, 컬럼비아호는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던 중 교신이 끊기고 길을 잃으면서 7명의 우주비행사들이 숨졌다. 릭 허즈밴드, 윌리엄 매쿨, 마이클 앤더슨, 데이비드 브라운, 칼파나 차울라(우주에 도착한 최초의 인도계 미국인), 로렐 클락, 일란 라몬. 이들 7명은 약 보름전인 1월 16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컬럼비아호를 타고 이륙해 계획된 궤도에 도달했고, 여러가지 실험을 했다. 긴 우주체류를 마치고 지구 귀환 중 대기권 진입 후 교신이 끊기고, 파편들이 관측되다 텍사스 댈러스 남쪽 상공에서 마침내 폭발해 버렸다. 그때가 이 컬럼비아호의 27번째 비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