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뒤엔 초음속여행 즐기자"
美 민간항공기 첫 음속 돌파

붐 슈퍼소닉, 한국시간 설날 새벽 XB-1 시험비행 성공
수년내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 출시 청신호

붐 슈퍼소닉의 XB-1 제트기가 마하1을 돌파하고 있다(맨 위 사진). 그 아래 사진들은 트리스탄 '제페토' 브란덴버그가 탑승한 제트기가 출발 준비하고 있는 장면들. / Boom Supersonic

 

"이제 10년 후엔 우리 모두 초음속 여행을 즐기게 될 것이다."

 

설날 새벽 이른 시간, 미국에서는 항공기 역사에 기록될 시험비행이 진행됐다. PST 즉 태평양 표준시 28일 오전 8시 31분, 한국시간 29일 오전 1시 31분, 초음속 여객기의 프로토타입인 시험용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한 것이다.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우주항공기업 '붐 슈퍼소닉(Boom Supersonic)'이 현지시간 1월 28일 XB-1 제트기로 첫 음속장벽을 돌파하는 역사적 기록을 작성했다. 

붐 슈퍼소닉의 공식 게시물과 X, 스페이스닷컴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붐 슈퍼소닉의 수석 테스트조종사 트리스탄 '제페토' 브란덴버그가 이날 아침 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항에서 XB-1 제트기를 타고 맑은 하늘을 향해 이륙했다. 비행 시작 약 11분 30초. XB-1의 12번째 시험비행이었다. 고도 약 3만5000피트(1만668m)에서 시험 비행기는 음속인 마하1을 초과하면서 민간 항공기가 미국대륙 상공에서 초음속 비행을 한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붐 고문이자 전 수석 엔지니어인 그렉 크룰랜드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면서 "미국 최초의 민간 초음속 제트기를 만드는 것은 정말 큰 진전"이라면서 "이 제트기는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상업용 초음속 여객기를 제작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많은 기술을 구현해 냈다"고 설명했다.

 

XB-1은 이륙 후 약 17분과 22분에 두 번 더 초음속 비행을 했다. 이는 조종사들이 초음속 비행 중에 제트기의 핸들링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XB-1은 이륙 후 약 30분 만에 이 항공기 전용 맞춤형 착륙장치에 착륙했다.

이번 비행은 두 대의 다른 모니터링 비행기인 '다소 미라지 F1' 전투기와 NASA가 우주비행사 훈련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항공기인 '노스롭 T-38 탈론'에 의해 촬영 및 모니터링되었다. XB-1은 기술 시연용 항공기로, 붐 슈퍼소닉이 이를 테스트하여 수년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Overture, 서곡)'의 설계와 하위 시스템을 검증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붐 슈퍼소닉의 오버추어는 2003년 마지막 비행을 한 영국-프랑스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 이후 음속보다 빠르게 비행할 수 있는 최초의 여객기가 된다. 스페이스X가 우주선을 이용한 지구상에서의 초고속 여행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64~80석 규모의 초음속 항공기가 몇년내 등장하게 된다는 뜻이다.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붐 슈퍼소닉은 이미 전 세계 주요 항공사로부터 오버추어를 100대 이상 주문받은 상태다. 


촬영과 모니터링을 위해 참여한 모니터링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고 있는 XB-1(위쪽 사진). 이 비행을 끝낸 뒤 블레이크 숄 CEO는 "필생의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 Boom Supersonic, X

 

붐 슈퍼소닉 블레이크 숄 CEO는 "오늘을 위해 지난 10년 넘는 시간을 들여 필생의 작업을 해왔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면서 "다음 10년은 우리 모두가 초음속 여행이라는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가치를 높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 X에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시험비행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에서 전송된 광대역 인터넷을 사용하여 생중계됐다. 시험비행에 사용된 T-38 추격 비행기에는 스타링크 미니 유닛이 설치되어 항공 이정표의 실시간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다.

"우리는 3만1000피트 지점에서 마하8의 광대역 속도를 얻고 있다. 실제로 비행 테스트 미션에 도입된 이 기능은 놀랍고도 놀랍다." 붐 슈퍼소닉 측은 라이브 스트리밍 중에 이같이 말하며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칭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