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일러스트. / NASA, JPL-Caltech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차세대 우주 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이달 말 발사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의 최우선 임무는 생생한 우주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스피어엑스가 획기적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넘어서 새로운 우주의 비밀을 드러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로써 NASA의 우주 망원경 리스트에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하는 셈이다.
적외선 관측에 특화되어 있는 이 망원경은 가시광선과 달리 우주 먼지나 가스에 가려진 천체를 관측하는 데 유리하다. 스피어엑스(우주 역사, 재이온화 시대, 얼음 탐사 위한 분광 광도계)는 JWST와 함께 우주를 심층적으로 스캔할 예정이라고 스페이스닷컴이 현지시간 1일 보도했다.
옅은 흰색 원뿔형의 스피어엑스는 이르면 이달 27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는 태양 연구 위성 '펀치(PUNCH)' 임무와 함께 NASA의 발사 서비스 프로그램 일환으로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다. PUNCH는 코로나와 태양권을 통합하는 편광계(Polarimeter)를 의미한다.
스피어엑스는 사상 처음 102개의 적외선 색상으로 하늘 전체를 6개월마다 매핑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스피어엑스가 2년 여 동안 약 20억 개의 천체 관측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우주의 구조와 진화를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고, 새로운 천체까지 찾아낼 가능성도 있다. 이 망원경은 이전의 어떤 하늘 지도보다 높은 수준의 색상 해상도로 하늘을 관측·분석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피어엑스에는 은하 진화 연구, 별 사이의 유기물 탐색, 우주 팽창 이론 규명 등 과학적 목표가 따라붙는다. 관측 데이터는 우주의 다양한 비밀을 밝히고 인류의 우주에 대한 이해를 넓혀줄 것이다. 또한 스피어엑스는 JWST, 오시리스-아펙스(OSIRIS-APEX), 베라 루빈 천문대 등 다른 우주 미션 및 관측소와 협력해 더 완전한 우주 그림을 그려줄 것으로 보인다.
제작 비용 4억8800만 달러(약 7116억원)의 스피어엑스는 무게 약 499kg. 또 약 270~300와트의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정용 냉장고보다 전력 소모가 적다. 소규모 예산으로 만든 상대적으로 작은 망원경이지만 가성비는 물론 큰 과학적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계획했다는 뜻이다.
스피어엑스 팀은 망원경 덮개를 벗기고 첫번째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첫 이미지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스피어엑스의 성능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유일한 외국 기관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를 중심으로 천문연과 NASA 제트추진연구소 등 12개 기관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에 극저온 진공 챔버를 제공하고 데이터 처리 도구 구축 과정에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