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있는 2개의 거대한 협곡이 총알처럼 빠른 암석 홍수로 인해 10분만에 만들어졌다는 연구가 나왔다. / NASA, nature communications
달의 남극 근처에는 지구의 그랜드 캐니언만큼이나 크고 깊은 협곡들이 있다. 슈뢰딩거 협곡(Vallis Schrödinger)과 플랑크(Vallis Planck) 협곡. 이 협곡들이 총알처럼 빠르게 이동하는 암석 홍수로 인해 1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만들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과학자들이 슈뢰딩거 협곡와 플랑크 협곡을 분석한 결과, 이 거대한 계곡의 길이가 슈뢰딩거는 167마일(270km), 깊이가 1.7마일(2.7km), 플랑크는 길이가 174마일(280km), 깊이가 2.2마일(3.5km)에 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구상의 거대협곡 그랜드 캐니언은 길이가 277마일(446km)이며 깊이는 최대 약 1.2마일(1.9km)에 달한다.
휴스턴의 대학우주연구협회 달과 행성 연구소의 지질학자 데이비드 크링은 "달의 풍경은 매우 극적이다"면서 "달 남극 지역에는 높이가 에베레스트 산을 넘는 산들과 깊이가 그랜드 캐니언을 넘어서는 협곡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그는 또 "미래의 달 표면 탐험가들은 감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2개의 달 협곡은 슈뢰딩거 분지에서 방사형으로 두 개의 계곡을 이루고 있다. 슈뢰딩거 분화구는 약 38억1000만 년 전 우주 충돌로 인해 달 지각에서 분출된 약 200마일(320km)의 폭 분지를 형성했다. 이 구조는 달에서 가장 크고 오래 남아 있는 충돌 분화구인 남극-에이트켄 분지의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폭은 약 1490마일(2400km). 생성연대는 약 42억~43억 년전이다.
과학자들은 미래의 로봇 및 인간 달 임무를 위한 잠재적 착륙 장소를 찾기 위해 슈뢰딩거 분지를 조사했다. 그들은 NASA의 달 정찰 궤도선 사진을 분석해 슈뢰딩거와 플랑크 협곡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더 잘 알게됐다. 달 표면 이미지에서 지도를 생성해내고 슈뢰딩거 분지를 생성한 충돌로 인해 방출된 잔해의 방향과 속도를 계산했다.
과학자들은 충돌로 인해 암석 파편이 시속 2125~2860마일(시속 3420~4600km)의 속도로 날아간 것으로 추정했다. 9mm 루거 권총의 총알은 약 1360마일(시속 2200km)의 속도로 날아간다. 과학자들은 이 두 협곡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현재 전세계 핵무기 재고량의 130배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을 이끈 데이비드 크링은 다음과 같이 극적으로 말했다. "우리가 설명하는 달 협곡은 암석의 흐름에 의해 생성되는 반면, 그랜드 캐니언은 물의 강에 의해 생성되었다. 암석의 흐름은 물의 강보다 훨씬 더 활기찼기 때문에 달 협곡은 몇 분 만에 만들어졌고, 그랜드 캐니언은 수백만 년에 걸쳐 생성되었다."
슈뢰딩거 분지 주변이나 남극-에이트켄 분지에 향후 우주비행사들이 착륙하게 되면 달의 초기 시기의 샘플들을 더 많이 더 쉽게 채취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좀더 달의 생성 비밀을 잘 알게될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 이같은 발견은 2월 4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상세히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