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우주 때 생긴 '블랙홀 제트'
은하수 2배 폭 '이중꼬리' 비밀은?

하와이의 한 연구팀이 오래된 블랙홀 주변에서 가장 큰 '이중꼬리 제트'를 발견했다. / AJL, space.com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큰 블랙홀 제트가 발견됐다. 우주가 12억 년밖에 되지 않았을 때 생성된 이 '이중꼬리 제트(twin-lobed jet)'는 최소한 20만 광년 거리에 걸쳐 뻗어 있어, 우리은하 폭의 2배에 달한다. 

놀라운 것은 이 쌍둥이 제트의 출발점이 되는 퀘이사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블랙홀인 'J1601+3102'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다. 그렇긴 하지만 초대형 블랙홀보다 작다는 뜻으로, 이 블랙홀은 태양 4억5000만개에 해당하는 질량을 갖고 있다. 

미국 하와이 NOIRLab의 팀장이자 연구원으로 이 발견을 이끈 애니크 글루데만스는 "흥미롭게도 이 거대한 라디오 제트를 구동하는 퀘이사는 다른 퀘이사에 비해 블랙홀 질량이 극단적이지 않다"면서 "이는 초기 우주에서 이렇게 강력한 제트를 생성하기 위해 반드시 예외적으로 거대한 블랙홀이나 축적 속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월 6일자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스페이스닷컴에 상세히 보도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모든 큰 은하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 또는 수십억 배에 달하는 중심 초거대 블랙홀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지만, 이 모든 블랙홀들이 엄청난 퀘이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퀘이사는 초거대 블랙홀이 먹어 삼킬 수 있는 풍부한 가스와 먼지로 둘러싸여 있을 때 형성된다. 이 물질은 블랙홀 주변에 평평하고 소용돌이치는 가스와 먼지 구름인 '강착 원반'을 생성한다. 블랙홀의 엄청난 질량은 강착 원반에서 엄청난 마찰을 일으켜 블랙홀을 과열시키고 밝게 빛나게 한다. 


그런데 이 강착 원반의 모든 물질이 중앙 블랙홀로 공급되는 것은 아니며, 일부는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양쪽으로 분출되게 된다. 이러한 입자는 거의 빛의 속도로 가속되어 '이중꼬리 제트'로 양쪽 극지방으로 분출된다. 이 제트는 전파 망원경으로 먼 거리에서도 볼 수 있으며 현재 우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에 속한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이중꼬리 제트는 아주 초기 우주에 해당하는 12억년 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J1601+3102 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는 유럽 전역에 위치한 전파망원경 네트워크인 국제 저주파 ARray(LOFAR) 망원경으로 처음 관측되었다. 글루데만스는 "최초의 제트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기위해 초기 우주에서 강력한 전파 제트를 가진 퀘이사를 찾고 있었다"면서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매우 극단적이기 때문에 이 물체를 포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파장으로 작동하는 여러 망원경의 힘을 결합해 제대로 포착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연구팀은 이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의 4억5000만배라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블랙홀이 물질을 삼키거나 축적하는 속도에 대해서도 아직 연구중이다. 또한, 쌍둥이로 보이는 양쪽 꼬리가 사실은 크기와 밝기가 다르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는 초거대 블랙홀 주변의 극한 환경이 제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려주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