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까지 30일 만에?
러, 초고속 플라스마 엔진 개발

로사톰 과학자들 "자기 플라스마 가속기로 추력 대폭 향상"
2030년까지 출시 예상... 검증 땐 ‘우주 추진’ 혁신기술 기대

러시아 로사톰이 개발한 '플라스마 전기 로켓 엔진' 시제품. / Rosatom

 

지구에서 화성까지 평균 거리 7834만km로 지구 둘레를 약 2000 바뀌 돌아야 하는 머나먼 거리다. 화학연료 엔진을 장착한 로켓(우주선)을 화성까지 보내려면 현재로서는 6~8개월 정도 걸린다. 최근 발표된 '핵열추진' 방식을 실제로 사용하더라도 2개월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화성까지 30일 만에 갈 수 있다는 로켓 엔진 기술이 개발됐고, 엔진의 시제품까지 등장했다. 이 꿈의 엔진이 실제로 사용된다면, 화성으로 향하는 인류의 꿈이 점차 현실로 다가서는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셈이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공사 로사톰(Rosatom)의 과학자들이 자기 플라스마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플라스마 전기 로켓 엔진' 개발을 발표했다. 과학기술 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를 인용해 현지시간 10일 이같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주선을 단 1개월 만에 화성으로 보낼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연료를 태우는 기존 로켓 엔진과 달리 이 혁신적인 추진 시스템은 자기 플라스마 가속기를 사용해 행성 간 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스마는 물리학적으로 이온화된 기체상태를 뜻한다.

 

일단 플라스마 추진은 엄청난 속도를 제공한다. 이 방식은 수소를 연료로 쓰며, 엔진의 하전 입자(전자와 양성자)를 초속 100km까지 가속한다. 하전 입자가 전극 사이를 통과할 때 자기장이 생성되어 입자를 엔진 밖으로 추진하고 추력을 발생시키는 원리다.

 

보도에 따르면, 트로이츠크 연구소 과학자인 알렉세이 보로노프는 "기존 동력 장치에서 물질 흐름의 최대 속도는 연료 연소 조건으로 인해 초당 약 4.5km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 엔진에서 작동 유체는 전자기장에 의해 가속되는 하전 입자"라고 밝혔다. 엔진은 펄스 주기 모드로 작동하며 출력(power)은 약 300kW다. 유사 프로젝트 중 가장 높은 약 6N의 계산된 추력(thrust)을 가진 이 엔진은 행성 간 여행 중에 부드러운 가속 및 감속 단계를 가능하게 한다.

 

엔진의 실험실 시제품은 로사톰의 트로이츠크 연구소에서 개발됐다. 우주 환경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특수 실험대도 마련됐다. 직경 4m, 길이 14m의 체임버에는 첨단 센서, 진공 펌핑 시스템 및 열 제거 메커니즘이 장착됐다. 시제품은 작동 모드 개선과 지상 테스트를 거친 뒤, 2030년까지 비행 모델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로사톰의 혁신적인 로켓 엔진은 성능을 제대로 공인받으려면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대감은 크지만 섣불리 흥분할 일은 아니라는 의미다.  

 

한편, 우주 추진 기술 분야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기반 연구팀은 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우주 추진 시스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다른 과학자들은 레이저나 별빛의 압력을 이용하여 우주선을 추진하는 라이트세일의 개념도 테스트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제너럴 아토믹스는 이달 초 '핵열추진' 원자로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