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발견된 거대 구조물 중 하나인 '샤플리' 초은하단. 5개의 거대 구조물 중 가장 작은 크기다. / ESA & Planck Collaboration
각각 독립적인 천체들의 모임이지만, 하나의 구조물로 움직이는 거대천체들이 있다. 은하도 그런 것이지만, 은하들의 모임인 은하단도 그러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은하단들이 그렇게 하나처럼 움직이기도 한다. 그러한 '구조물(Structure)'은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규모를 형성한다.
100억 광년에 걸친 규모를 가진 '구조물'의 존재가 학술적으로 존재하지만 아직 실체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천문학자들이 최근 13억 광년에 걸쳐 있는 '구조물'을 발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최대의 우주 구조물로 추정되고 있다. 태양 질량의 약 200조배에 달하는 거대 천체다.
새로 발견된 구조물은 코드의 매듭을 이용해 숫자를 세고 저장하는 잉카 시스템의 이름을 따서 '키푸(Quipu)'라는 이름이 붙었다.
'키푸' 구조물은 잉카의 키푸 코드처럼 하나의 긴 필라멘트와 여러개의 측면 필라멘트로 구성된 복잡한 구조다. 은하수 길이의 1만3000배에 달하는 13억 광년에 걸쳐 있어, 라니아케아 초은하단 같은 이전 최대기록 보유 천체를 제치고 우주에서 가장 큰 천체로 등극한 상태다.
이번 발견은 1월 31일 사전 인쇄 웹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게시된 새로운 논문으로 공유됐다. 이 논문은 아직 공식 저널에는 게재되지 않았지만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저널'에 받아들여져 곧 발간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키푸는 실제로 특수한 탐지방법의 도움 없이도 목표 적색편이 범위 내 성단의 하늘 지도에서 눈에 띄는 두드러진 구조물'이라고 썼다.
연구자들은 다양한 파장의 빛에서 우주의 물질 분포를 지도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우주의 먼 구조는 전자기 스펙트럼의 빨간색 부분으로 파장이 이동하는 현상을 보여주는데, 이 현상을 적색편이라고 한다. 적색편이가 최대 0.3인 물체는 잘 매핑된 상태. 연구팀은 새로운 연구를 0.3에서 0.6의 적색편이에 초점을 맞췄다. 적색편이가 클수록 물체는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새로운 연구에서 보고된 구조는 모두 지구에서 약 4억2500만 광년에서 8억15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다. 현재 우주에서 가장 큰 구조물로 알려진 것은 헤라클레스 코로나-보레알리스 만리장성으로, 지구에서 약 10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100억 광년에 걸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 집합체'다. 다만, 아직 존재에 대한 견해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가장 큰 거대구조물로서의 키푸 외에도, 4개의 거대한 구조물을 더 발견했다. 가장 먼저 발견한 샤플리 초은하단과 세르펜스-코로나 보레알리스 상부 구조, 헤라클레스 상부 은하단, 그리고 이름을 붙인 두 별자리 사이에 걸쳐 있는 조각가자리-페가수스 상부 구조 등이다.
연구팀은 이 다섯 개의 '구조물'을 합치면 전체 은하단의 45%, 관측 가능한 우주 물질의 25%를 차지하고, 총 우주부피의 13%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에 공개된 위의 우주지도는 새로 발견된 5개의 거대구조물의 위치와 형태를 보여주는 다이어그램이다. 키푸(빨간색)는 지역 우주에서 발견된 가장 큰 구조물이고, 다른 구조물로는 샤플리(파란색), 세르펜스-코로나 보레알리스(녹색), 헤라클레스(보라색), 조각가자리-페가수스(베이지)가 있다(그림 출처 arXiv, space.com).
연구팀은 이 거대구조물들이 우주의 전반적인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도 감지했다. 구조물은 우주 공간에서 균일하게 발견되는 빅뱅에서 남은 마이크로파 복사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CMB)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구조물의 지나치게 거대한 중력은 중력렌즈 현상, 즉 빛의 굴절을 일으켜 먼 하늘의 이미지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를 통해 이같은 초대형 구조물들이 은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혀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