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작 '스피어엑스' 싣고...
팰컨9 발사, A to Z

천문연 개발-운영 참여한 스피어엑스, 지상국과 교신까지 마쳐
NASA-스페이스X, 태양 연구 '펀치' 함께 실은 '더블 미션' 성공

여덟번의 연기 끝에 마침내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스피어엑스'. / NASA

발사 2분 15초쯤 뒤 1단 로켓과 2단이 분리된 뒤, 1단은 하강을 시작했고, 2단은 엔진을 가동해 상향하고 있다. / NASA

팰컨9 로켓의 1단 부스터가 지상으로 복귀해 수직 착륙에 성공하고 있다. / NASA

 

"발사!"

 

드디어 주목받던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어두운 하늘 속으로 날아올랐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에 참가한 NASA의 차세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와 태양 관측위성인 '펀치(PUNCH)'가 탑재된 '더블 미션' 로켓 발사다. 

 

여덟번의 발사 연기 끝에, 한국시간 3월 12일 낮 12시 10분(미국 태평양표준시 11일 오후 8시 10분)에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됐다. 발사 2분 15초쯤 1단 로켓의 엔진이 꺼지고 1단과 2단 로켓의 분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2단 로켓의 엔진이 가동됐다.

 

캘리포니아의 외진 우주군기지는 깜깜한 밤이었다. 어둠을 뚫고 폭발하듯 빛을 발한 엔진 불꽃은 환호성처럼 힘차게 보였다. NASA의 생중계를 통해 한국에서도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스피어엑스와 펀치를 싣고 있는 2단 로켓이 상승비행과 관성비행을 이어가는 동안, 1단 로켓은 지상기지로 귀환하기 시작했고, 계획대로 발사 7분 50여초 뒤에 완전한 수직착륙에 성공했다. 그 이후 30분 정도 2단 로켓의 비행이 계속된 뒤 스피어엑스가 우주공간으로 먼저 분리 전개됐고, 이어 펀치 위성이 분리됐다. 이로써 세계적 관심 속에 진행된 발사 미션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낮 12시 52분경 발사체에서 분리된 스피어엑스는 임무궤도인 고도 약 650km 태양동기궤도에 도달했다. 첫 교신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오후 1시 30분경 NASA 근우주 네트워크인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 지상국 센터와의 교신에 성공했다. 스피어엑스는 발사 후 약 37일간 초기 운영 단계에 돌입해 광학 성능 검증(검교정)을 포함한 모든 시험 가동을 수행한다. 우주망원경 자세 정밀 제어, 자체 복사 냉각시스템으로 영하 210도 이하로 운영 온도를 확보하는 등 조치도 이뤄진다.

 

당초 2월 28일 쏘아질 예정이었던 '스피어엑스'와 '펀치'는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주요 우주미션에 속한다. 네이처(nature)는 2025년 세계가 주목할 과학이슈로 '스피어엑스'를 꼽은 바도 있다. 

 

NASA가 생중계를 통해 팰컨9 로켓 발사 준비 상황을 전하고 있다. 이 시점까지 날씨가 좋고, 스피어엑스와 펀치가 탑재 완료됐다. / NASA

 

▶스피어엑스: 하늘 전체 지도 그릴 우주망원경

오늘 우주에 전개된 발사된 스피어엑스는 발사 이후 약 2년 6개월 동안 고도 650km 태양동기궤도를 돌며 6개월에 한번씩 총 4번에 걸쳐 약 10억 개의 천체를 관측하게 된다.

 

스피어엑스는 2019년부터 시작된 2800억 원 규모의 NASA의 중형 탐사 미션으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주관하에 우주청 산하 천문연과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이다.

 

천문연의 설명에 따르면, 스피어엑스는 지상에서 관측이 어려운 적외선을 탐지할 수 있다. 또 전체 하늘을 102종의 색으로 관측해 약 10억개 천체의 물리적 정보를 제공한다. 천문연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근적외선 우주망원경(NISS, Near-infrared Imaging Spectrometer for Star formation history)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6년 스피어엑스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2019년 선정부터 국제 공동개발을 진행해 왔다. 천문연은 영하 220도의 우주환경을 구현하는 극저온 진공챔버를 개발해 우주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 테스트를 주도했으며, 관측 자료를 처리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협력했다. 천문연 개발팀은 스피어엑스가 포착할 자료를 분석하는 과학연구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개발에 있어 우주망원경에 최초로 적용하는 영상분광 관측 기술을 우리 연구진이 NASA와의 협력 속에서 개발하여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우주청은 한국의 우주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천문학 분야의 국제 협력 연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천문연이 개발에 참여한 스피어엑스가 2단 로켓에서 분리되고 있다. / NASA

스피어엑스와 펀치를 싣고 발사되는 팰컨9의 기동 미션을 담은 개념도. / spaceX, cosmos times

태양의 신비를 풀 야심 찬 프로젝트인 '펀치' 위성이 로켓에서 분리돼 우주비행을 시작했다. / NASA

 

▶펀치: 태양의 비밀을 푼다

NASA가 태양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획기적인 임무를 위해 만든 'PUNCH(코로나와 헬리오스피어를 통합하는 편광계, 이하 펀치)'. 가방 크기만한 위성 4개가 태양 활동을 3D로 관측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태양에서 4500만km 떨어진 우주 영역을 탐사하게 된다. 

 

펀치 임무는 지구 궤도에 배치될 4개의 소형 위성으로 구성되며, 태양의 외부 대기인 코로나(corona)와 헬리오스피어(태양권)를 3D로 관측해 태양풍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피게 된다. 헬리오스피어는 태양에서 방출되는 플라스마 입자들의 흐름인 태양풍과 태양 자기장에 의해 형성된, 태양을 둘러싼 거대한 공간 영역이다. 이곳은 태양계 전체를 감싸고 있으며, 태양풍과 성간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주 공간에 거대한 '거품'과 같은 구조를 형성한다.

 

대표적인 태양의 미스터리는 코로나가 표면보다 훨씬 뜨거운 이유, 태양에서 나오는 하전 입자의 흐름인 태양풍(solar wind)이 우주를 질주하면서 왜 가속화되는지, 무엇이 그 입자들을 움직이게 하는지 등에 대한 것이다.

 

펀치는 태양계 전체에서 우주 기후 현상을 3차원으로 추적할 수 있는 최초의 임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요한 미션이다. 


▶항우연-천문연 "스피어엑스 발사 성공... 한국 우주위상 높아져"

https://www.cosmostimes.net/news/article.html?no=25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