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헤라 우주선이 근접 비행 중에 촬영한 화성의 위성 데이모스(중간의 검은 부분). / ESA
'붉은 행성' 화성의 두 개의 달 가운데 하나인 '데이모스(Deimos)'가 거대한 행성을 배경으로 작은 점 형태로 포착됐다. 근적외선 빛의 연한 파란색으로 나타난 행성에 실루엣으로 작은 점 같은 모습이다.
데이모스의 선명한 모습을 포착한 것은 화성에 근접 비행하던 유럽우주국 ESA의 '헤라(Hera)' 우주선이라고 스페이스닷컴이 13일 보도했다. 헤라의 목표물은 데이모스가 아니라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다. 디모르포스를 찾아가던 길에 중력 도움을 받기 위해 화성을 근접비행하던 중에 데이모스를 만난 것이다.
화성의 두 위성 포보스(Phobos)와 데이모스는 크기와 궤도에 차이가 있다. 포보스는 화성에 더 가까워 미래에 충돌 또는 붕괴될 가능성이 있으며, 데이모스는 더 작고 멀리 떨어져 있다. 두 위성 모두 불규칙한 형태를 띠며, 화성의 기원과 태양계 초기 환경 연구에 중요한 재료다.
헤라 우주선은 지난 12일 화성 플라이바이 동안 3가지 과학장비를 가동했다. 흑백 1020x1020 화소의 '소행성 프레임 카메라(AFC)'는 가시광선으로 이미지를 촬영하며 탐사와 과학 연구에 활용된다. '하이퍼스카웃 H(Hyperscout H)'는 25개 가시 및 근적외선 대역으로 광물 구성을 분석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열적외선 영상기(TIRI)'는 중적외선으로 표면 온도를 측정해 물리적 특성을 밝힌다.
헤라는 데이모스에 약 1000km까지 다가갔다. 1877년 발견된 데이모스는 화성 표면에서 약 2만3500km 떨어진 궤도를 돌고 있다. 직경 약 12.4km로 소행성대에서 화성의 중력에 포획된 소행성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 속 데이모스 뒤로는 화성의 밝은 테라 사바에아 지역이 보이며, 그 주변에는 휴겐, 시아파렐리 분화구와 태양계 최대 충돌 분지인 헬라스 분지가 위치해 있다.
데이모스는 조석 고정 때문에 특정 면만 지구로 향한다. 헤라 탐사선의 초분광 이미저 덕분에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다양한 색조로 데이모스 표면 물질의 특성을 더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 이는 화성 위성의 형성과 역사를 이해하고, 나아가 화성의 기원과 초기 환경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줄 것으로 보인다.
ESA는 2022년 헤라 탐사선을 발사했다. 헤라는 2026년 말 디디모스계에 도착해 약 6개월간 데이터를 수집한다. 미 항공우주국 NASA의 DART(쌍소행성궤도변경실험) 실험 후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또한 지구로 돌진하는 우주물체로부터 행성을 방어하려는 게 주요 목표다.
독일의 우주기업 OHB 주도로 약 100개 유럽 기업이 참여한 ESA 우주안전 프로그램 소속의 헤라 임무는 1억2940만 유로(약 2040억원)를 들여 자율 내비게이션과 저중력 환경 탐사 등 혁신 기술도 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