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선명한 '우주 유아기 사진'
‘우주마이크로파복사’로 만들었다

'아타카마 우주론 망원경' 데이터로 'CMB 지도' 작성
美연구팀, 빅뱅 후 38만년 빛 분석...기존 우주론 확인

우주의 첫 빛을 가장 정교하게 보여주는 CMB 이미지. / ACT Collaboration, ESA/Planck Collaboration

칠레의 아타카마 우주론 망원경이 밤하늘의 별들을 관측하고 있다. / ACT

 

칠레 '아타카마 우주론 망원경(ACT, Atacama Cosmology Telescope)'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5년간 하늘의 약 40%를 스캔하며 데이터를 수집했다. ACT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CMB)' 지도는 이전보다 훨씬 높은 5배의 해상도를 자랑한다. 특히 CMB의 미세한 온도 변동(약 10만분의 1도 수준)을 포착해 우주의 초기 밀도 분포를 상세히 드러냈다고 사이언스얼러트가 현지시간 19일 보도했다.

 

CMB 지도는 우주의 나이를 138억 년으로, 팽창 속도를 약 67.4 km/s/Mpc(메가파섹당 킬로미터/초)로 정밀하게 확인했다. 하지만 별의 밝기(세페이드 변광성)나 초신성 데이터를 이용한 다른 연구에서는 더 높은 값(약 73 km/s/Mpc)이 나와 여전히 허블 상수(우주의 현재 팽창 속도를 나타내는 값)의 불일치가 존재했다. 우주론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퍼즐로 남아 있다.

 

빅뱅 후 약 38만 년 시점에서 방출된 빛을 분석한 결과, 우주의 총 질량, 구성 요소(일반 물질,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그리고 초기 구조 형성 과정을 더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CMB의 패턴은 우주가 어떻게 팽창하고 별과 은하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다.

 

CMB는 과거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COBE와 WMAP, 유럽 우주국 ESA의 플랑크 우주선으로 정밀하게 매핑됐다. 그러나 ACT는 지상 망원경의 한계로 하늘 절반만 다뤘지만, 더 높은 해상도와 감도를 제공했다. 특히 CMB 빛의 편광을 분석해 시간에 따른 변화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물리학자 조 던클리는 이 데이터가 우주의 구성, 크기, 나이를 더 정확히 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주류 모델인 '람다-CDM'을 뒤흔들 증거는 없었다. 주류 모델을 의심했던 과학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인 셈이다.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직후 뜨겁고 밀도가 높았던 우주가 식으면서 중성 원자가 형성된 시점(‘재결합 시대’)에 방출된 빛이다. 당시 빛은 우주 전체를 채웠지만, 이후 우주의 팽창 때문에 파장이 늘어나 현재는 극저온(-270°C, 약 2.7K) 상태의 마이크로파로 관측된다. ACT는 이러한 신호를 잡기 위해 고감도 장비와 장기간 관측을 활용했다.

 

이번 지도는 프린스턴 대학의 조 덩클리 연구팀에 '우주의 유아기 사진'으로 묘사되었다. 또 우리은하의 전경에서부터 수십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까지의 정보를 담았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통해 중력파나 암흑 물질의 성질을 추가로 탐구할 계획이며, 세 편의 논문은 과학 논문 초고를 무료로 싣는 아카이브(arXiv)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