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Nova) 폭발?
'80년의 우주쇼' 27일 펼쳐질듯

美 천문학회 논문, 'T 코로나 보레알리스' 신성 폭발 날짜 예측

붉은 거성과 백색 왜성으로 이뤄진 쌍성계 상상도. /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천문학 애호가들이 하늘을 주시하며 기다리고 있는 '별의 폭발'이 임박했다. 80년마다 반복되는 희귀한 천문 현상은 지난해 2월부터 예고돼 왔다. 천문학자들도 밤하늘의 작은 별자리에서 쌍성계 ‘T 코로나 보레알리스(T CrB)'가 곧 폭발한다고 점치고 있다.

 

지구에서 약 3000광년 떨어져 있는 T CrB는 약 79년마다 '신성(nova) 폭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추정에 따르면 희귀한 신성 폭발이 현지시간 이달 27일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기즈모도 등 우주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천문학회의 연구 노트에 발표된 논문도 별이 올해 3월 27일에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바 있다.

 

'블레이즈 스타(Blaze Star)'로도 불리는 T CrB는 붉은 거성과 백색 왜성(지구 크기의 몸체에 압착된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가진 죽은 별의 잔해)으로 이루어진 쌍성계다. 태양 질량의 약 1.12배인 붉은 거성은 227일마다 백색 왜성을 공전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 따르면, 이 별은 80년 전 폭발 직전과 유사한 상태를 지난 10년간 유지해왔다. 미국 천문학회 논문도 이달 27일을 유력한 날짜로 지목했다.

 

파리 천문대의 천문학자 장 슈나이더는 과거 폭발 기록과 궤도 역학을 분석해 폭발 날짜를 예측했다. 그는 논문에서 T CrB가 궤도를 128번 돌 때마다 한번씩 폭발한다고 제안한다. 이에 따르면 이달 27일이 유력하지만, 추정이 빗나가면 올해 11월 10일이나 내년 6월 25일도 폭발 예상일로 추가됐다.

 

코로나 보레알리스 별자리에 위치한 붉은 거성 T CrB는 백색 왜성을 227일 주기로 돈다. 두 별은 태양에서 금성까지의 거리와 비슷한 0.54 천문 단위로 떨어져 있다. 붉은 거성은 백색 왜성의 중력에 의해 수소를 빼앗기며, 이 물질이 백색 왜성 표면에 쌓여 생긴 압력과 열이 모든 물질을 날려버리는 열핵 폭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성 폭발은 초신성(supernova)과 달리 백색 왜성을 파괴하지 않고, 밝은 섬광을 내며 물질을 우주로 분출한다. T CrB의 폭발은 800년 이상 전에 처음 기록됐다. 이번 폭발이 일어나면 며칠간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폭발 때 T CrB는 현재 +10 등급에서 +2 등급(북극성 수준)으로 밝아질 것이다. 이는 코로나 보레알리스 별자리의 호 모양에서 관찰 가능하며, 망원경 없이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폭발 후 별은 점차 희미해져 약 80년간 다시 밝아지지 않는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80년을 또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천문학 팬이라면 3월 27일 하늘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슈나이더의 예측이 맞는다면, 일생일대의 놀라운 장관에 우주 애호가들을 환호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