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을 마치고 착륙한 직후, 환호하면서 캡슐에서 내린 케이티 페리가 땅에다 기쁨의 키스를 하고 있다. / Blue Origin, space.com
발사 현장을 찾은 오프라 윈프리가 캡슐에 탑승한 친구 게일 킹을 우주여행에 보내기 직전, 소감을 말하고 있다. / Blue Origin, space.com
"얼마나 놀라운 세상인가(What a wonderful world)!"
황홀한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 전세계 팝 애호가들의 연인인 케이티 페리는 저 유명한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를 흥얼거렸다. 역사적인 여성 6인조 우주여행의 극적인 한 순간이었다.
"예스라고, 하겠다고 답한 순간, 이미 해낸 것이다."
드디어 유능하고 용감한 여성 6명만으로 구성된 우주비행팀이 우주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그들 중 한명의 친구로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관람 온 오프라 윈프리는 이같이 말했다. 이들의 우주여행은 단순한 모험을 넘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가장 강력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4월 14일 미국 동부표준시 기준 오전 9시 30분에 출발했다가 10분 30초쯤 지난 뒤인 9시 40분 조금 넘은 시간에 착륙했다. 10분 남짓한 짧은 우주여행이지만, 전세계의 관심 속에서 우주비행사들이 느끼는 무중력 체험과 '빛나고 아름다운 지구 모습 우주에서 직접 목격하기'라는 멋진 경험을 했다.
4월 14일, 미국의 이른 아침, 6명의 모험적인 여성들을 태운 우주선 뉴 셰퍼드가 9시 30분에 발사(사진 상)됐고, 7분 좀더 지나 로켓 부스터가 수직 착륙에 성공(사진 중)했으며, 10분 정도의 우주여행을 마친 캡슐이 안착(사진 하)했다. / Blue Origin, space.com
▶"달은 너무나 멋졌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경험을 해야한다"
한국시간으로는 4월 14일 월요일 늦은 밤, 서부 텍사스의 우주전문 발사기지에서 힘차게 쏘아올려진 뉴 셰퍼드는 계획된 경로에 따라 성공적인 비행을 마쳤다. 미국 텍사스의 맑은 아침 9시 30분에 출발한 뉴 셰퍼드는 발사 2분 40초 뒤에 승무원 탑승 캡슐과 분리되는 데 성공했다.
뉴 셰퍼드는 지상 100km 상공인 카르만 라인을 지나면서 방향을 바꿔 지상으로 하강 비행하기 시작했고, 발사 7분 30초 뒤 안전하게 착륙했다. 발사장에서 북쪽으로 약 3km 정도 떨어진 랜딩패드에 안착했다.
6명의 탑승자를 태운 캡슐은 비행을 계속해 우주의 경계선으로 불리는 카르만 라인을 넘어 우주비행을 좀더 지속하면서 짧지만 인상적인 무중력 상태의 우주비행 체험을 했다. 또한 육안으로 창밖의 검은 하늘을 뚫고 선명하게 보이는 지구를 감상하기도 한 뒤 낙하산을 펼치고 가볍게 랜딩에 성공했다. 황량한 텍사스의 사막지대에 그림처럼 사뿐하고 안전한 랜딩이 진행됐다.
무중력 상태가 될 때, 카르만 라인을 넘어섰음을 알게 됐을 때, 지구의 멋진 모습이 보일 때, 6명의 탑승객들은 일제히 환호를 터뜨리면서 생애 최고의 익사이팅한 순간을 만끽했다. 그리고 낙하산을 펼치고 서서히 하강하는 동안 그녀들의 고향인 지구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마침내 캡슐 밖으로 나왔을 때는 놀라운 경험과 안전한 귀환으로 인한 탄성을 마음껏 터뜨렸다.
특별한 관심을 받은 팝스타 케이티 페리는 땅에 엎드려 흙을 만지며 짙은 키스를 '어머니 대지'에 바쳤다. 그리고 뒤에 나온 오프라 윈프리의 친구 게일 킹 또한 지구에 키스를 하며 기쁨을 표했다.
제프 베조스의 약혼녀 로렌 산체스는 "우리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경험을 해보기를 원한다. 우리를 우주로 보내준 블루 오리진팀에도 감사한다"고 지상 방송 진행자에게 말했다. 우주인을 꿈꿔온 베트남 출신의 아만다 응우엔은 "너무나 기쁘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나의 꿈을 현실이 되게 해줬다. 언젠가 나의 진짜 꿈을 이뤄 우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자, 진행자는 결코 포기하지 말고 꼭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주에서 본 하늘의 달은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말한 케리안 플린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혼자 멋진 경험을 한 것 같다며 "쏘리"를 연발하기도 했다. 모두들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린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10분의 우주여행, 역사적 기록 세운 '매그니피센트 6'
10~11분 정도의 우주여행이지만,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놀라운 경험을 용감하게 해낸 이들 6명의 유력한 여성들만을 태우고 우주로 발사된 로켓은 뉴 셰퍼드다. 블루 오리진의 야심찬 우주여행 프로젝트의 주력 기종으로 이번이 31번째 발사. 그래서 이번 미션의 이름이 NS-31이다. 31번의 비행 중 11번이 유인비행.
1963년 6월 16일 소련의 여성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가 홀로 3일간의 우주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첫 '여성만의 우주비행' 기록을 세운 이후 62년만에 '여성만의 우주비행'이 이뤄진다. 테레시코바는 전문 우주비행사였고, 이번의 6명은 일반인이라는 큰 차이가 있고, 이번에는 10분 남짓한 우주비행이라는 차이도 있다.
이번 우주비행의 탑승료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블루 오리진의 주요 경쟁자로 비슷한 우주여행을 진행하고 있는 버진 갤럭틱의 1인당 요금은 65만달러이다. 블루 오리진의 홈페이지에서는 지금도 우주여행 좌석 신청이 가능하다.
이 멋진 광경을 만들어낸 화제의 여인들 '매그니피센트 6'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150억회 스트리밍 기록을 갖고 있으며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음악아티스트 중 하나인 케이티 페리, 전직 NASA 로켓 과학자로 과학기술 교육 회사인 LINGO의 창업자인 아이샤 보우, 여성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케리안 플린, 하버드 천체물리학 센터와 NASA 등에서 근무한 생체천문학 전문가이면서 성폭력 생존자 지원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던 최초의 베트남 및 동남아 여성 우주인 아만다 응우엔, 에미상을 세번이나 수상하고 많은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한 게일 킹, 작가이면서 저널리스트이며 제프 베조스의 약혼녀로 유명한 로렌 산체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