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우주인 7개월만의 귀향!
NASA 돈 페티트, ISS 떠나

4번째 우주체류 마치고 70회 생일에 귀환... 590일 체류 기록
돈 페티트와 러시안 2명 태운 소유즈 MS-26, 무사히 착륙

70세의 NASA 우주인 돈 페티트가 ISS 체류를 마치고 카자흐스탄의 평원에 무사히 착륙해 구조되고 있다. / NASA

 

"어머니 지구여, 이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70세의 현역 미국 우주비행사가 7개월 넘게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머물며 각종 임무를 수행하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우주인 돈 페티트(Don Pettit)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ISS를 떠나기 직전, 소셜 미디어 X에 이같이 썼다. "Mother Earth, I am coming home."

 

돈 페티트가 타고온 소유즈 MS-26 우주선이 ISS의 모듈에서 도킹해제(사진 위)한 뒤, 지구로 귀환해 착륙하고 있다. / ROSCOSMOS, NASA

 

▶7개월만에 지구로 돌아온 돈 페티트

NASA 우주인 돈 페티트는 미국 동부표준시 4월 19일 오후 9시 2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10시 20분)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의 알렉세이 오브치닌(53세), 이반 바그너(39세)와 함께 소유즈 MS-26 캡슐을 타고, 지구를 떠난지 7개월여 만에 카자흐스탄의 외딴 초원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4번째 ISS 체류를 마치면서 그의 우주체류 기록은 590일이 되었다. 

 

낙하산을 펼치고 황량한 벌판에 사뿐히 내려앉는 장면을 지켜본 구조팀은 캡슐에서 승무원들을 내리게 한 뒤 헬리콥터에 태워 카자흐스탄 카라간다로 이송된다. 그곳에서 돈 페티트는 미국 휴스턴으로 돌아오게 되고, 러시아의 동료들은 러시아 우주인 훈련기지 스타시티로 돌아가게 된다. 

 

과학의 산물인 우주여행을 시적으로 사진으로 표현하는 일을 자주 해온 돈 페티트는 귀향, 즉 '집'으로 돌아오는 일에 대해서도 시적인 표현을 동원해 설명했다. 우주에서 출발하기 직전, 페티트는 이같이 썼다. 

 

"7개월 동안 ISS에 머물렀던 우리는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카자흐스탄 초원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캡슐이 사막 평원에 착륙하면 나는 집에서 거의 1만2000마일 떨어진 지구 반대편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집'에 있을 것입니다...... 나는 미래의 언젠가 화성에서 돌아오는 승무원들이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후, 그들이 아래를 도는 푸른 보석을 내려다보며 '나는 집에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 지구 상의 지역이라면, 그 어떤 곳이든, 혹은 지구 그 자체가 '집'이며 '고향'인 셈이다. 

 

한국계 미국인 우주인 조니 킴(Jonny Kim)과 그의 두 러시안 동료가 ISS에 도착한 뒤 업무 인수인계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돈 페티트와 그의 두 러시안 동료의 귀환은 19일 오후 5시 57분 러시아 소유즈 MS-26 우주선이 ISS의 라시벳 미니 연구모듈에서 도킹을 해제하면서 시작됐다. 약 2시간 반 뒤, 이 우주션은 궤도를 벗어났고, 하강 캡슐을 통해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우주궤도의 ISS에는 NASA 우주인 앤 맥클레인, 조니 킴과 니콜 에이어스, 일본 JAXA 우주비행사이자 익스페디션73 사령관 오니시 타쿠야, 그리고 러시아 연방 기업 로스코스모스 우주비행사 키릴 페스코프, 세르게이 리지코프, 알렉세이 주브리츠키 등이 남아있게 되었다. 

 


 

▶70세의 현역 우주인 돈 페티트는?

1955년 4월 20일 미국 오리건주 실버튼에서 출생한 돈 페티트는 장시간 노출로 찍은 별 궤적, 지중해 표면에 반사되는 태양빛, 우주상공을 춤추는 오로라 등 멋진 사진들을 ISS에서 포착해내 일반인들에게도 예술적 우주 사진가로 알려진 인물. 스페이스닷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그는 현역 최고령 NASA 우주인이다. 

 

4차례의 ISS 체류 임무를 끝마친 돈 페티트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과학자로, 1996년 NASA에 선발된 후 다양한 우주 임무에 참여했다. 그는 2002년 첫 우주비행을 시작으로 2008년, 2011~2012년, 그리고 2024~2025년까지 총 4차례 ISS에 체류하며 연구와 실험을 수행했다. 총 우주 체류 기간은 1년 9개월에 달한다. 

 

돈 페티트는 이번 체류 과정에서 우주용으로 디자인된 제로g 컵 사용 실험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 기술 실험을 수행했으며, 다른 우주인들의 실험을 도왔다. 또한 드래곤 우주선 '프리덤에 탑승한 스페이스X의 크루-9 임무의 출발과 드래곤 '인듀런스'에 탑승한 크루-10의 도착 등에도 도움을 줬다. 

이번에 함께 귀환한 3인조 우주인들은 ISS 임무 동안 지구를 무려 3520번 돌았으며, 약 9330만 마일(약 1억4920km)을 이동했다.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에 해당하는 먼 거리다. 이번 임무 완수는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에게도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 됐다. 오브치닌은 4번째 우주비행으로 궤도에서 595일을 보냈고, 바그너는 2번의 임무에서 총 416일을 기록했다. 

 

ISS, 국제우주정거장은 1998년 11월 20일 궤도 발사 이후 총 32년간 우주 임무의 산실 역할을 한 뒤 2030년 퇴역을 앞두고 있다. 소유즈 MS-26은 2000년 이후 러시아가 ISS에 발사한 72번째 소유즈이며 1967년 이후 155번째로 비행한 소유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