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은하진화 탐사팀이 제작한 안드로메다 은하의 상세 이미지. / NASA, JPL-Caltech
지구, 아니 우리은하를 향해 무섭게 돌진하고 있는 거대은하가 있다. 안드로메다 은하다. M31, 메시에31이라고 공식적으로 불리는 안드로메다에는 매우 기이한 형태로 작은 위성은하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안드로메다 은하 주변의 위성은하들은 일반적 우주론 모델과는 일치하지 않는 형태로 분포해 있다. 표준모델에 따르면 위성은하의 분포는 무작위적이어야 하는데, 안드로메다 주변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위성은하들이 일정한 평면 위에 배치되어 있어 천문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거대 은하 주변의 작은 은하들은 대체로 큰 은하에 잡아먹히면서 큰 은하를 더욱 크게 만드는 먹이 역할을 하게 되는데, 최근 허블 우주망원경을 통해 발견된 안드로메다의 위성은하들은 아마도 최근에 합류한 마지막 '먹잇감'들로 보이는데, 일정한 평면 위에 존재하고 있다.
안드로메다 성운 주변에 있는 왜소 위성은하들. / NASA, ESA
포착된 37개의 위성은하 중 단 한개를 제외한 모든 것이 일정한 편향성을 보이면서 안드로메다 회전축의 한쪽에 있는 현상은 매우 특이하다는 것이 천문학자들의 견해. 독일 포츠담 대학교의 물리학 및 천문학 연구소 코스케 제이미 카네히사는 "이처럼 극단적인 비대칭성을 보여주는 경우는, M31이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시스템"이라고 스페이스닷컴에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4월 11일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저널에 게재됐다.
우주론의 표준 모델에 따르면 우주는 거대한 암흑 물질 구름으로 가득 차 있다. 이 구름 안에서 안드로메다와 우리은하 같은 큰 은하가 성장하며, 암흑 물질의 중력에 의해 끌려온 수많은 작은 왜소은하와 합쳐져 더욱 커지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큰 은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왜소은하는 이 형성 과정의 마지막 부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계층적 성장'의 모델에 따르면, 이러한 왜소 위성은하는 더 큰 은하 주변에 무작위로 퍼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안드로메다 주변에서는 그렇지 않아 천문학자들이 놀란 것이다.
2025년 초 허블 우주망원경에 의해 확인된 바와 같이 M31의 왜소 위성 중 상당수는 안드로메다 은하 주변의 평면에 갇혀 있으며, 우리은하 주변에도 유사한 위성 평면이 존재한다. 또한 우리와 가장 가까운 다른 은하인 센타우루스A 주변에서도 위성 평면 현상이 추정되고 있다. 가깝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멀고 멀기 때문에 이 현상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안드로메다 은하 주변의 위성은하들이 거의 모두 우리은하 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카네히사와 포츠담 대학 동료 마르셀 폴로우스키, 노암 리브스킨드 등의 새로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우주론의 표준 모델에 따르면 이러한 편향된 배열을 가질 확률은 0.3% 미만이다. 왜소 위성은하들이 서로 다른 속도로 다른 거리에서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10억년쯤 뒤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넓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은 순간적인 우연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이해하기 힘든 우연이라는 것이다.
우주에서 어떤 현상이 특정 방식으로 나타나면 일반적으로 '어떤 것'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인데, 지금의 이 현상은 '어떤 것'에 해당하는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상태다.
연구팀은, 첫째 M31 시스템이 20~30억년 전에 경험한 특별한 흡수강착 방식의 대규모 합병으로 인해 지금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거나, 둘째 우리은하의 중력효과로 인해 우리은하 쪽에만 위성은하들이 몰린 것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할 수 있지만, 둘 다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은하의 중력 조석력만으로 M31의 위성은하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힘은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
또다른 추정은 우리가 측정한 은하들의 세계에서 표준모델을 찾은 것으로 전 우주에 걸쳐 펼쳐져 있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는 이런 배치 또한 흔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연구팀은 "우리는 아직 비슷한 극단적인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거나 그러한 시스템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드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불확실성을 남겨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