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위성인터넷 '카이퍼' 사업,
위성생산 차질로 지연 우려

생산량 수십 개뿐...내년 7월까지 1600여기 시한 맞추기 빠듯
기술적 난제·전략적 선택 등 얽혀...FAA에 시한 연기 요청할듯


아마존의 카이퍼 위성을 탑재한 ULA 아틀라스 5호 로켓. / Amazon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이 '스타링크의 대항마'를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위성 인터넷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가 차질을 빚고 있다.

 

아마존의 '카이퍼 사업'이 당초 일정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위성에 맞서기 위한 아마존의 승부수다. 후발주자 아마존이 규모에서부터 밀리며, 실제로 위성 생산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프 베조스가 아직 일론 머스크에게 우주사업의 적수가 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보도에 따르면 카이퍼 팀은 현재 수십 개의 위성만 제조했을 뿐이다. 카이퍼 위성의 초기 생산은 지난해 말까지 지연된 탓에 아마존은 생산을 확대할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해당 프로젝트는 저궤도에 위성 3236기를 배치해 전 세계에 고속 인터넷 제공을 겨냥하고 있다. 현재까지 카이퍼는 2023년 10월 시험위성 2기(KuiperSat-1, 2)를 발사한 게 전부다. 상용 서비스를 위한 첫 위성 발사는 당초 이달 9일에서 28일로 연기됐다. 27기의 첫 카이퍼 위성이 ULA의 아틀라스 5호 로켓에 실려 궤도로 발사될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이미 지난해 9월 기준 7000기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올렸고, 4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스타링크는 재사용 로켓 기술로 비용을 절감하며 하루 평균 3기씩 위성을 발사할 정도로 경쟁력이 강하다. 이에 반해 카이퍼는 제조 초기 단계에서 위성 생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위성 제조의 기술적 난제, 발사 일정의 불확실성, 아마존의 내부 품질 기준, 전략적 선택의 결과가 얽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이퍼 사업은 원래 지난해 첫 상용 위성 발사와 베타 서비스 시작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사를 맡은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일정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ULA는 지난해 4분기에 미국 우주군(US Space Force)의 두 차례 임무를 우선시하며 카이퍼 위성 발사를 2025년 초로 연기했으나 기상 악화로 한 차례 더 늦어졌다. 이로써 베타 서비스도 올해 말께로 늦어지게 됐다.

 

아마존은 ULA 외에도 블루 오리진, 아리안스페이스, 심지어 스페이스X와 발사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요구한 내년 7월까지 1618기 발사 시한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 연장 요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프 베조스는 최근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NS) 임무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카이퍼 프로젝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드물다. 반면, 일론 머스크는 스타링크의 흑자 달성과 함께 “활성 위성의 3분의 2가 스타링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주 인터넷 시장에서 아마존과 스페이스X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