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주망원경 기술과 NASA의 우주탐사 능력이 협력해 개발, 발사된 '스피어엑스(SPHEREx)'가 본격적인 우주관측을 시작했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장현, 이하 ‘천문연’)은 천문연과 미국항공우주국 NASA 등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5월 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지난 3월 12일 발사 후 시험 관측하며 첫번째 이미지를 공개했고, 총 6주 동안 검교정을 포함한 망원경 시험 가동을 수행했다.
스피어엑스는 이달 1일부터 본격적인 관측에 돌입했으며,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공전하며 600회 이상 촬영해 3600여 장의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렇게 촬영한 이미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합성해 향후 2년 동안 6개월마다 3차원 전천 지도를 제작해나갈 예정이며, 우주의 기원, 은하의 형성과 진화, 생명체 탄생과 관련한 우주얼음 연구와 같은 주요 과학 임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한 이미지는 초기 운영에서 얻은 대마젤란은하 근방의 성운에 대한 관측자료이다.
그림1= 스피어엑스가 대마젤란성운 근방의 성운을 관측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영상. / 천문연
그림2= 해당 성운을 확대한 영상에서 두 개 파장(위: 0.98마이크로미터, 아래: 3.29마이크로미터)에 대한 이미지. / 천문연
그림3= 대마젤란은하 근방의 해당 성운을 3색(청색: 0.98㎛, 녹색: 0.96㎛, 적색: 3.29㎛ 대역)으로 촬영해 합성한 영상. 녹색 영역은 파란색으로 표시된 어린 별들에 의해 이온화된 영역을 나타내며, 적색 영역에서 보이는 먼지구름을 통해 주요 물질을 확인할 수 있다. / 천문연
그림1은 스피어엑스가 이 성운을 관측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스피어엑스가 관측하는 적외선 파장은 사람이 볼 수 없어, 이 적외선 파장에 가시광선 영역의 색상을 부여해서 생성한 것이다. 파장이 짧을수록 보라색-파랑색으로 표현됐고, 파장이 길수록 노란색-붉은색으로 나타냈다. 그림2는 성운만 확대해 0.98㎛와 3.29㎛ 파장대의 특정 파장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주황색 이미지에 뚜렷이 보이는 먼지구름은 PAH(다환방향족탄화수소)라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물질은 3.29㎛ 같은 특정한 파장에서만 빛을 낸다. 이처럼 여러 파장으로 하늘을 관측하면, 각 파장에서만 보이는 다른 물질이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어 천체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림3은 이들 파장대역 이미지 3색을 합성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온화된 영역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측 스피어엑스 총괄 책임자 천문연 정웅섭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는 전 하늘을 지도화하는 최초의 망원경은 아니지만, 102개의 다양한 색상으로 지도화를 시도하는 것은 최초이다”고 언급했으며, 한국측 스피어엑스 과학연구 책임자 천문연 양유진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 확인된 관측 성능으로 스피어엑스는 주요 과학연구 목표들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와 함께 예기치 못한 새로운 과학적 발견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장현 천문연 원장은 “본격적인 관측이 시작되면 매일 방대한 관측 데이터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우수한 데이터로 한국 천문학자들이 훌륭한 연구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스피어엑스 한국 연구팀은 한국 천문학계를 대상으로 스피어엑스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 관심 있는 연구자를 재조직하고, 출판할 논문 목록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과학연구를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현재 스피어엑스 과학연구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세계 협업 연구인력은 약 80명인데 이 중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이 20명으로 전체 구성원의 25%를 차지한다(주로 한국천문연구원, 서울대, 경북대, 세종대 연구팀으로 구성).